도시가스요금 인상으로 난방비 폭탄이 현실화되면서 전기요금 추가 인상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돼 한국전력 주가가 올해 들어 11% 가량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한국전력공사 협력사에서 직원이 1월 전기요금 청구서를 정리하는 모습.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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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의 여파가 한국전력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급등한 난방비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내달에는 대폭 인상된 전기요금 고지서가 발송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막대한 적자를 메꾸기 위한 순차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한전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130원(0.67%) 내린 1만9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해 말 2만1800원에서 한달여 만에 11.19%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50선에서 2480선까지 10.90%나 오른 것과 대비된다.
한국전력의 실적은 여전히 암울하다. Fn가이드 기준 4분기 한국전력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9조3413억원에 달한다. 지난 1분기 영업적자 7조7869억원, 2분기 6조5163억원, 3분기 7조5309억원에 이어 4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력생산 원가는 높아지는데 전기요금 인상은 억누르면서 한전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하지만 한전 주가는 당장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향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올 1분기 전기요금 인상안 발표를 앞두고 지난해 11월과 12월 한전 주가는 각각 23.58%, 5.31%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이 발표되자 주가는 11.24%나 급락했다. 50원대의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당초 한전은 물가 상승을 감안해 잔여 인상요인을 전기요금에 순차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난방비 사태로 전기요금 추가 인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12월 관리비 고지서가 나오면서 도시가스 요금, 열 요금 인상으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도시가스요금은 1년새 40% 넘게 상승했는데 동절기가 되면서 그 위력이 드러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말에는 지난해 말 결정된 인상분이 반영된 1월 전기요금 고지서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겨울철 월평균 사용량 304kWh의 평균적인 4인 가구의 전기료가 전년도 같은기간 4만5350원에서 5만6550원으로 24.7%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용량이 늘어날수록 요금이 비싸지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보일러를 적게 돌리고 전기장판 등 전열기를 많이 사용한 가구의 경우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평균 4인 가구가 소비전력 2000W의 온풍기를 하루 8시간 사용하면 전기료가 22만1000원으로 껑충 뛴다.
오는 2분기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전기요금도 같이 올릴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럽게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전기요금이 점진적으로 인상되더라도 올해 한전의 적자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가스요금과 전기요금 동반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여지가 있다”라면서 “다만 3분기는 전력수요 성수기이며 인상에 대한 저항감이 낮은 시점은 1분기 말과 3분기 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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