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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부산에 나훈아 길, 목포엔 남진 길… K콘텐츠 관광 키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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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순신둘레길-삼국통일 투어 등

역사관광 프로그램도 개발 나서

동아일보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확성기를 든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한국인의 의식주 문화를 경험하는 생활문화 한류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전도사가 되겠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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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초량 출신의 가수 나훈아가 어린 시절 과외 수업을 받았던 절이 있고, 전남 목포에 가면 목포 출신 가수 남진의 생가가 있습니다. 국내 관광 프로그램에 대중가수들의 삶을 녹인 스토리텔링으로 ‘대중가요로드’(가칭)를 만들 계획입니다.”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지난달 30일 만난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67)은 팬데믹으로 침체됐던 관광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K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팬들이 한국을 더 많이 찾아오도록 대규모 K팝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김 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서울 예술의전당 사장,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5년 11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대중가요로 본 한국 근대사회의 발전상’ 토크콘서트를 열어 큰 주목을 받았다. 1920∼80년대를 풍미한 트로트 히트곡들을 역사적 사건과 결부시켜 분석한 ‘트롯의 부활’을 2021년 출간한 데 이어 문화계에서 쌓은 경험과 사색, 명상을 담은 에세이 ‘따스한 햇볕이 비치는 창가에 서서’를 지난달에 내놓았다.

김 사장은 “5000년 한국사엔 위대한 인물과 재미난 전설이 많다”며 “이는 관광에 스토리텔링을 강화할 수 있는 큰 자양분”이라고 했다. 계획 중인 스토리텔링 강화 관광 사업으로 이순신 둘레길 투어, 삼국통일로 투어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 외곽을 걸을 수 있는 ‘코리아둘레길’을 활용해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처음 승리를 거둔 장소, 노량해전 배경지, 거북선이 탄생한 곳을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함께 걷는 방식이 될 겁니다.”

태종 무열왕, 김유신 장군,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이끈 결정적인 전투들과 이들의 흔적이 있는 곳들을 연계한 역사 관광 프로그램도 만들 예정이다.

문체부에서 종무실장을 지낸 그는 종교계와의 인연도 깊다.

“2002년 시작한 불교계의 템플스테이가 20년 넘게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불교뿐 아니라 한국 기독교의 발자취를 따라 다양한 관련 시설을 찾는 영성관광을 개발할 생각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클래식 음악가들의 공연을 여럿 기획해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 오는 외국인도 늘릴 예정이다. 종교, 가요, 클래식 등 차곡차곡 쌓아온 문화적 경험과 역량을 관광과 연결시켜 다채로운 꽃을 피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통해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을 살리고 2027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뷰가 끝난 후 그에게 노래를 요청하자 패티김의 ‘연인의 길’과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를 구성지게 뽑아냈다. 작사자와 작곡가는 물론이고 가사에 담긴 사연을 상세하게 설명한 뒤 노래해 마치 작은 콘서트를 보는 듯했다.

“사람과 이야기가 풍경과 어우러질 때 매력은 배가됩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곳들로 가득하고요. 국내외 많은 분이 여행을 통해 이를 음미할 수 있도록 발로 뛰겠습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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