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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fn사설] 투자 유치 말잔치 안되려면 후속조치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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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UAE 투자점검
이행과정 챙길 것을 주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UAE 투자유치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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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월 31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 유치한 300억달러 투자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는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윤 대통령은 투자 이행을 직접 챙기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해외순방을 통해 투자약속을 받고도 중간점검을 등한시해 기껏 합의한 사항이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없지 않았다. 투자유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역대 대통령들에게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순방 성과 점검회의는 그래서 의미가 크다.

윤 대통령은 1월 25일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스스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하고 신발이 닳도록 뛰겠다면서 국무위원들에게도 각자 나라의 영업사원이라는 각오로 발 벗고 나서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의 바라카 원전 수출 노력을 언급하며 이 전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설을 놓고 말이 많지만, 국가를 위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해야 한다. 야당의 지적대로 자원외교에 실패하고 부패에 연루된 이 전 대통령의 전력이 전혀 문제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임기 중 원전 수출을 성사시킨 경험을 활용하는 것은 국익을 위한 길이며 나무랄 일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순방에서 UAE와 체결한 계약과 약정은 수소와 바이오, 메타버스 등 50여건에 이른다. 대부분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과 일치하는 것으로, 하나하나가 수출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중요한 분야다. 정부는 투자·금융 분야와 산업·에너지 분야로 나눠 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관이 원팀이 되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겉보기만 거창했다가 실행 단계에서는 쪼그라들고 결국에는 유야무야되는 전시성 정책이 없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대통령 순방 성과도 치적을 홍보하는 용도로 활용됐다가 폐기되거나 말잔치로 끝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정책의 성공 여부는 입안보다 사후관리에 달려 있다. 세일즈 외교로 따온 투자계약의 구체적 실행은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당연히 해야 할 몫이다.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중동은 앞으로도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약속의 땅'이다. 원유를 확보하는 것도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알고 있다. 수출과 투자뿐만이 아니라 자원확보를 위해서도 중동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카타르, 오만 등 중동 국가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겠다고 한 것도 그런 의미일 것으로 본다.

점검은 일회성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 정도에서 그친다면 그 또한 국민을 호도하는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 정부는 처음 체결한 유치계약과 투자가 모두 실행된 뒤 최종 결과를 국민 앞에 발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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