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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재활용품, 지역화폐로 ‘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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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자원순환가게…쓰레기 무게 따라 돈으로 교환

내달 2곳 추가 운영·가격 인상해 시민 참여 유도 계획

경향신문

경기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 777-2번지에 있는 자원순환가게 ‘리본’. 리본에서는 시민들이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오면 지역화폐로 교환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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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 777-2번지에 있는 작은 컨테이너 앞은 매주 화요일만 되면 분리수거를 돕는 자원봉사자들로 분주하다. 이곳은 광주시 자원순환가게 ‘리본’으로, 시민들이 모아온 재활용 쓰레기를 지역화폐로 바꿔준다.

가게 한쪽에는 페트병과 플라스틱, 종이류들을 나눠 담을 수 있는 분리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시민들이 가져온 재활용 쓰레기들은 무게를 측정한 뒤 종류별로 나뉘어 담긴다.

쓰레기마다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다르다. 투명 페트병은 1개당 10원, 유색 페트병은 1㎏당 250원이다. 알루미늄캔과 철캔은 1㎏당 각각 600원, 100원을 받는다. 종이류도 ㎏당으로 따지는데 일반 종이의 경우 100원, 서적은 70원을 받는다. 병류는 색과 관계없이 1㎏에 10원이다.

지난 17일 찾은 리본에는 일주일간 모은 쓰레기를 지역화폐로 바꾸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수개월 동안 모은 쓰레기를 한꺼번에 바꿔가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 시민은 페트병 150여개와 알류미늄캔 2㎏, 철캔 8㎏, 종이상자 12㎏, 투명병 6㎏ 등을 바꿔 총 5000원 정도를 받아갔다.

대부분의 시민은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자원순환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정선영씨(49)는 “지역에서 입소문이 나 있어서 한 번 이용해봤는데 취지가 좋아서 계속 찾고 있다”면서 “받는 돈이 많지는 않지만 올바른 자원순환에 동참한다는 생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자원순환교육을 위해 리본을 찾는 시민도 있었다. 김가영씨(40)는 “자원순환가게를 이용하며 아이들에게 재활용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쓰레기를 판 돈으로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있는데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분리수거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경기 광주시 자원순환가게 ‘리본’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17일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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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2021년 11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자원순환가게 리본 문을 처음 열었다. 리본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다시 태어난다는 뜻의 본(born)을 합친 말이다. 현재는 도수리를 비롯해 경안동과 곤지암읍 등 3곳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다음달 중 오포1동과 초월읍에서도 리본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이 사업에 참여한 시민은 총 2622명이다. 자원순환가게를 통해 모인 투명 페트병은 18만여개, 플라스틱류는 2294㎏, 캔류는 3278㎏ 등에 이른다.

광주시는 재활용 쓰레기 가격을 현실에 맞게 인상해 시민 참여를 높일 방침이다. 현재 개당 가격으로 책정돼 있는 투명 페트병 기준을 ㎏ 단위로 바꾸고 유색 페트병 가격을 28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알루미늄캔과 철캔 1㎏당 가격도 각각 1000원, 250원으로 올린다. 종이류는 서적과 일반종이를 통합해 ㎏당 100원을 받고, 병류는 색깔별로 나눠 1㎏당 50원(투명), 20원(갈색), 10원(녹색) 등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리본 사업이 자원순환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는 지역 어린이집과 함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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