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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대 금융사고'시 CEO 책임...1분기 내부통제 입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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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업무보고] 지배구조법 개정 작업 착수

윤석열 정부 34번째 국정과제

법률에 내부통제 '준수'의무 명시

CEO·임원·이사회 책임 명문화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금융위원회가 거액 횡령 등 ‘중대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금융회사 대표이사(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지도록 관련 법 개정안을 1분기에 마련키로 했다. 현행 법령에는 사고 방지 등을 위한 내부통제 체제 ‘마련’ 의무만 규정돼 있는데, ‘준수’ 의무와 그에 대한 책임까지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30일 이 같은 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지배구조법)을 개정해 ‘중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CEO와 이사회, 관련 임원에게 내부통제 책임을 부여하고, 이 책임을 하급자에게 위임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은 윤석열 정부의 34번째 국정과제로, 금융위는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 법조계·학계·업계 등과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제도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CEO에겐 가장 포괄적인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여해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적정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다만 책임범위는 중대 금융사고로 한정한다. 중대 금융사고는 사회적 파장이나 소비자 및 금융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사고다. 사고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합리적 조치에 나설 경우 책임을 경감·면책해 내부통제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사회엔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업무를 감독하도록 내부통제 감시 및 감독의무를 명문화할 계획이다. CEO 등의 내부통제 관리업무를 감독하고, CEO에 대한 내부통제 의무 이행현황 보고요구 권한을 이사회에 부여하면서다. 임원에겐 각 소관업무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역할과 책임을 하도록 임원별 책무구조를 명확히 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1분기 중 마련하고, 입법예고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는 업무보고 주요 정책과제 상세자료를 통해 “현행 지배구조법상 부여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불완전판매, 횡령 등 금융사고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현행 체계는 의무 이행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책임소재 등이 불명확하다는 비판과 함께 규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배구조법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지배구조법 제24조와 시행령 제19조1항에 따라 금융회사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마련’ 의무만 있을 뿐 ‘준수’에 대한 조문이 없다. 감독규정 제11조와 별표2, 별표3에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구체화했으나 상위법에 준수 의무를 두지 않아 한계로 지적돼 왔다. 사모펀드 사태 책임으로 지배구조법상 중징계를 받은 은행장(현 금융지주 회장)들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징계 취소 소송을 내며 근거로 내세운 것도 마련 의무는 지켰다는 점이었다.

내부통제 기준을 ‘금융회사’가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마련 의무 주체가 현행법에선 금융회사인데 CEO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는 게 금융권 주장이다. 하지만 TF는 경영진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직원들이 제대로 준수하는지 관리·감독할 책임도 경영진이 져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데일리

(자료=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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