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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윤정희의 장례식이 3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윤정희의 장례식은 이날 프랑스 파리 근교 한 성당에서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 딸 백진희 등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식으로 진행된다.
장례식 후에는 화장장이 진행되며 유해는 생전 윤정희가 희망했던 파리 근교 묘지에 안치된다.
앞서 이날 오전 한국에서는 국내 거주 중인 유족 일부의 뜻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성당에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위령미사가 열렸다. 이 성당은 윤정희가 생전 한국에 올 때마다 방문했던 곳이다.
주 주임 신부는 고인이 딸과 찍은 사진을 언급하며 “평생 그분이 어떤 삶을 사셨는가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투신하고 헌신한, 또 봉헌한 그런 모습이었다”며 “어떤 의미로는 한 분의 성모님 같은 모습마저도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달릴 길을 다 달리셨던 분이 아니셨나 싶다”면서 “아마도 주님께서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리라고 본다”고 애도했다.
윤정희는 지난 19일 새벽 파리에서 향년 79세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2019년, 고인은 10년째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1944년생인 윤정희는 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1세대 여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90년대까지 약 300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73년 돌연 프랑스 유학을 떠났던 윤정희는 1976년 당시 해외에서 활동 중이던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예술학 석사를 받았다.
윤정희는 1994년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만무방’ 출연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이어 16년 만에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로 스크린에 복귀했고, ‘시’가 칸 영화제에 진출해 이목을 모오기도 했다.
앞서 윤정희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측은 2019년 5월 윤정희가 파리로 거처를 옮긴 뒤 윤정희의 형제자매 측과 후견인 선임·방식을 두고 법정 분쟁을 벌였다.
윤정희의 성년후견인은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46) 씨다. 백씨는 프랑스 법원에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어머니의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고, 2020년에는 국내 법원에도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윤정희의 동생은 윤씨가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7) 씨로부터 방치됐다며 딸 백씨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법원은 윤정희 동생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2심까지 딸 백씨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윤정희 동생이 재차 법원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다.
대법원은 성년후견 대상자인 윤정희가 사망한 만큼 사건을 추가 심리하지 않고 각하할 전망이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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