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사장단 회의 주재
GE 윤성호 데려와 모터기술 개발
생활가전 R&D 분야서 중용할 듯
애플 출신 칩 전문가 이종석 발탁
인텔 이상훈도 뽑아 파운드리 강화
李 '인재 경영 철학' 점차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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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제너럴일렉트릭(GE)·애플·인텔·에릭슨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임원급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등 고급 기술 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기존 사업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올리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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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삼성전자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 사장단과 수시로 공식·비공식 회의를 갖고 있다”며 “이 회장은 사장단에 해외의 우수한 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라는 메시지를 가장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삼성전자는 미국 GE에서 차세대 항공기 엔진 연구개발(R&D)을 담당하던 윤성호 상무를 영입했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GE는 항공기에 탑재되는 고성능 엔진 분야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58%를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윤 상무는 2012년부터 약 11년간 이 회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내 선행전문기술그룹장으로 일을 시작한다.
삼성전자가 윤 상무를 영입한 것은 가전용 첨단 모터 기술 개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간 연구해왔던 고성능 엔진 기술을 에어컨·냉장고·청소기 등 삼성전자 가전용 모터·컴프레서 기술 연구에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모터·컴프레서는 ‘생활 가전의 수명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자제품에서 중요하다. 이 부품들은 생활 가전의 운동 속도, 동작 제어, 디자인은 물론 최근 유행하는 가전 업계의 에너지효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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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회에서 ‘에너지효율 1위 가전 브랜드’ 비전을 선언한 만큼 윤 상무를 고효율 가전 R&D 분야에 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미래 생활 가전 기술 개발에 큰 관심을 쏟는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 사내 연구 조직 삼성리서치에 차세대가전연구팀을 신설하고 모바일 담당 조직인 MX사업부, TV 사업을 맡는 VD사업부 인력을 생활가전사업부로 배치하는 등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삼성전자 각 사업부는 윤 상무 영입 외에도 미래 기술 발굴과 신사업 모색을 위해 고급 인력 모시기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라이벌 업체에서도 임원급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MX사업부에서 애플 출신 칩 개발 전문가 이종석 상무를 발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MX사업부는 갤럭시 폰 전용 칩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솔루션개발팀을 조직했다.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에 관여했던 이 상무는 이 팀에서 아키텍처그룹장으로서 전용 칩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가 육성 중인 칩 위탁 생산(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인텔에서 극자외선(EUV)을 연구했던 이상훈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에서 7㎚(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공정에 쓰이는 EUV 노광 기술 확보에 힘쓸 예정이다. 또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고급 후공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애플 출신의 김우평 부사장을 미국 패키징솔루션센터장에 앉히기도 했다.
재계는 삼성전자의 잇따른 외부 기술 인재 영입이 이 회장의 인력 양성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전문 인력 강화를 주문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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