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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재명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제 것? 터무니 없는 모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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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제출한 33쪽 서면 진술서 통해 반박
"유동규가 저지른 범죄를 내게 왜 알리겠나"
"검찰은 진실과 사건 실체에는 관심이 없어"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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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인 천화동인 1호 지분 논란과 관련해 "터무니 없는 모략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3부(부장 강백신) 조사에 대비해 준비해온 A4용지 33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술서 전문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천화동인 1호는) 언론 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제가 천화동인 1호 주인이 아님은 그 재산의 처분 내용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에서 2,018억 원을 배당 받았는데 수백 억원이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천화동인 1호를 소유한 김만배씨에게 대여금 형식 등으로 나갔고, 주식투자나 부동산 구입에 수십억 원이 사용됐으며 그중 일부는 손실 처리됐다고 한다"며 "만일 제 것이라면 김씨가 천화동인 1호의 돈을 그렇게 함부로 써버렸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김씨가 대장동 사업에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이 대표 측에 주기로 했다는 428억 원(천화동인 1호 지분 일부)과 관련해 "자신의 것이 아니라 이 대표가 달라면 주어야 하는 돈"이라고 한 유동규씨 진술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정영학 녹취록에 정민용씨 같은 부수적 역할을 한 사람이 100억 원을 받고, 김만배씨 대학 후배로 화천대유 실무를 챙긴 이모씨도 120억 원을 받는다는데 이들보다 큰 역할을 했다는 유씨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일까요"라고 반문했다. 결국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자신이 아닌 유동규씨 것이란 취지다.

이 대표는 배임 혐의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당시 성남)시장의 배임이 성립하려면 시장 의무에 반해 시에 손해를 입히고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을 줘야 한다"면서 "저는 투기세력(대장동 일당) 이익을 위해 시에 손실을 입힌 것이 아니라 민간사업자에게 1,120억 원을 추가 부담시켜 그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시와 공사의 이익을 더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개발이익 100%가 민간에 귀속되도록 민간개발을 허가해도 적법하다"며 "검찰은 부산시장, 양평군수, 제주지사가 (각각) 부산 엘시티와 양평 공흥지구, 제주도 오등봉지구에 민간개발을 허가해 개발이익 100%를 민간에 준 것을 배임죄라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성남시 의원들의 방해가 없었다면 대장동은 완전공공개발로 개발이익 100%를 공공환수했을 것이고, 대장동 일당은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제가 그들과 결탁했다면 공공개발이 아니라 그들 소원대로 민간개발을 허가해줬을 것"이라 밝혔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공직자의이해출동방지법 위반 혐의도 부인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과 유착관계를 형성한 정진상 전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 등을 통해 성남시나 공사의 내부 정보를 업자들에게 사전에 흘려 특혜를 주며 이익을 극대화해주는 것을 용인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유동규가 그들과 결탁해 비밀 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 "유동규가 범죄를 저지르며 시장인 제게 그 범죄사실을 알릴 이유도 없고, 제게 알릴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대장동 일당이 사업자공모에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특정금전신탁에 숨어있던 사실은 이 사건이 문제되고 나서 알았다"며 "저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형사처벌을 무릅쓴 채 비밀을 유출하거나 유동규로부터 비밀 유출을 보고 받고 승인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례신도시 사업 역시 "대장동 일당이 위례 분양사업에 관여한 사실을 몰랐고, 시행자에 대해 아는 바도 없으므로 그들에게 사업 관련 비밀을 유출할 이유가 없다"며 "유동규가 스스로 저지른 불법행위를 제게 보고한다는 것도 상식 밖"이라 했다.

이 대표는 검찰 신문에 답변하지 않고 진술서로 갈음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중립성을 잃고 기소를 결정한 검찰은 진실과 사건 실체에 관심이 없다"며 "합리적 소명도 검찰 결정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고 저의 진술을 비틀고 거두절미하며 사건 조작에 악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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