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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시승기] 신형 코나, 진취적 디자인에 안정적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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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세대 신형 코나 1.6L 가솔린 터보.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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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효자 vs 내수 꼴찌’

현대차의 대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에 대한 상반된 평가다. 코나는 지난해 19만5603대를 수출해, 국내에서 생산된 단일 차종 중 가장 많은 수출량을 기록했다. 반면 내수에서는 8388대가 판매돼 수소전기차 넥쏘(1만164대)보다 적게 팔렸다. 또 다른 소형 SUV 베뉴(8425대)와 비교해도 판매량이 적어 현대차 제품 중 판매 꼴찌다.

원인은 여러가지인데, 대표적으로 애매한 크기, 경쟁차 대비 낮은 상품력, 배터리 문제로 인한 화재 등이 꼽힌다. 코나는 2017년 1세대 출시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소개해 ‘정의선 차’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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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신형 코나 1.6L 가솔린 터보.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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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2세대 신형 코나는 애매했던 크기를 키우고, 첨단 기능을 듬뿍 넣었다. 2세대 신형 코나를 경기 고양시와 파주 일대 100㎞ 구간에서 시승했다. 자유로와 수도권순환고속도로, 지방도로 등을 오가며 달렸다.

이날 준비된 시승차는 2세대 코나의 1.6L(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버전이었다. 가장 고급 트림(3097만원)에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59만원), 파킹 어시스트(98만원), 와이드 선루프(59만원), 빌트인 캠(44만원), 실내 컬러패키지(20만원)를 모두 적용한 풀옵션 제품(337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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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다. 상용밴 스타리아부터 적용된 일자형 램프가 그랜저에 이어 코나에도 들어갔다. 마치 우주선을 연상케 한다. 이 램프는 주간주행등(DRL)으로 활용된다. 코나를 비롯해 향후 현대차 신차들은 모두 이런 분위기로 디자인된다. 이른바 ‘패밀리룩’이다. 디자인의 통일성을 가져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디자인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형 코나는 전기차부터 디자인을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닐 경우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를 먼저 디자인하고 이에 맞춰 전기차를 디자인하는데, 이런 공식을 깬 것이다. 이는 코나가 내연기관이 아닌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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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신형 코나 1.6L 가솔린 터보.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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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을 보면 과거보다 크기가 커진 게 느껴진다. 차 길이는 기존에 비해 185㎜ 길어진 4350㎜, 차 너비는 25㎜ 증가한 1825㎜다. 높이과 휠베이스도 각각 20㎜, 60㎜ 확대돼 1570㎜, 2660㎜가 됐다. 전기차 기반 디자인인 만큼 실내 공간이 넓은 전기차 특성이 내연기관에도 반영됐다. 경쟁차인 스토닉보다 크기가 크다.

기어레버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가 아닌 운전대로 이동했다. 스티어링 칼럼 방식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인데, 기어 레버가 운전대에 붙어 있으면 수납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높아진다. 시승차는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으로,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스크린이 일체형으로 이어진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면서 첨단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현대차 특유의 선명한 그래픽도 신뢰를 주는 부분이다.

신형 코나는 이번에 디젤차를 빼고, 내연기관은 2.0L 가솔린과 1.6L 가솔린 터보만을 구비하고 있다. 두 차종의 가격 차이는 약 40만원이다. 배기량은 작지만 힘이 좋은 1.6L 가솔린 터보가 주력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추후 출시될 코나 N라인도 이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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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을 밟고 차를 움직였다. 배기가스로 터빈을 돌리는 터보 엔진인 탓에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힘이 모이지는 않는다. 성능 출력이 지연되는 것을 ‘터보랙’이라고 하는데, 토크가 즉각적인 전기차와 비교하면 다소 더디게 느껴진다.

이는 터보 엔진의 특성이지만, 엔진 자체의 힘은 약하지 않다. 최고 198마력, 최대 27.0㎏f.m의 힘을 갖췄다. 시승 출발지는 경기 고양시의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지하주차장. 지상으로 올라가려면 상당히 각도가 큰 경사로를 올라가야 하는데, 신형 코나는 무리 없이 차체를 밀어내며 지상으로 뻗어 올라갔다.

운전대(스티어링휠)는 다소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현대차가 가진 특성 중 하나다. 고속에서 주행 안정성을 해친다는 평가와 운전을 쉽게 한다는 상반된 평가가 있다. 과거 운전대의 조향 특성을 조절해 주는 기능이 있었는데, 효용성 문제로 삭제됐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돌리면 운전대가 약간 무거워지는 느낌이 드는데, 충분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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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는 센터페시아 하단의 레버를 돌려 선택할 수 있는데, 컴포트(편안함)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돌리면 에코(친환경 주행), 오른쪽으로 돌리면 스포츠(고성능)다. 에코에선 엔진 회전수를 조절해 연료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스포츠는 충분히 엔진 회전을 써가며 성능을 높인다. 운전자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속도가 일정한 항속(크루즈) 주행 때는 1500rpm(분당엔진회전수)를 유지한다.

컴포트 모드에선 가속 페달을 밟는대로 차가 쭉쭉 뻗어나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성능 전반에 큰 아쉬움은 없지만, 조금 더 거친 운전이 가능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체는 고속이나 저속이나 안정적이라 운전에 큰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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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리터당 12~13㎞(2WD 기준) 수준이다.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신형은 운전대 뒤쪽의 패들시프트를 통해 수동 변속도 가능하게 했다.

현대차는 신형 코나로 내수 소형 SUV 시장의 강자 자리를 노리지만,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다. 고급 트림에 풀옵션을 달면 3000만원이 넘어가 사회 초년생이 선택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일반적으로 현대차의 자동차는 같은 차급일 경우 세단보다 SUV가 비싸다. 예를 들어 중형 쏘나타 가격과 준중형 투싼의 가격이 비슷하고, 준대형 그랜저와 중형 싼타페 주력 트림의 가격이 비슷하다. 그런데 이번 신형 코나의 가격은 아반떼가 아닌 쏘나타 급이다. 체급을 두어단계 뛰어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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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에서 가격 정책은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경쟁 차종 대부분이 코나보다 저렴한 상황에서 코나의 고(高)가격 정책은 판매 전략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주력 차종은 고급 트림이 아닌 그보다 한단계 낮은 트림이지만, 옵션 등을 고려하면 역시 비싸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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