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019년 국민의힘 의원들의 무더기 기소를 불렀던 '패스트트랙 사태'를 꺼내며 또 한 번 나경원 전 의원을 겨냥했다.
홍 시장은 27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잊혀진 재판이 있다. 패스트트랙 재판"이라며 "벌써 3년이 지나갔지만 2019년 11월 선거법, 공수처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에서 야당이었던 우리 당이 그 두 법의 국회 통과를 물리적으로 막으려다가 당대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의원들이 무더기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그때 나는 단식 중이던 황교안 대표를 찾아가 공수처법은 우리가 집권할 때 폐기하면 되니 넘겨주고 괴이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막는 협상을 하라고 했다. 둘 다 강제로 막으려고 하면 우리 당 의원들이 많이 희생된다고도 했다"며 "그런데 당시 당대표, 원내대표는 다음 해 공천이 걸린 의원들을 압박해 최전선에 내세웠다"고 말했다. 당시 당대표였던 황교안 전 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 전 의원을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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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한 그 지도부는 그 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며 "지도부가 나서서 검찰수사 단계에서 우리가 책임 질 테니 우리 지시를 따른 의원들은 기소하지 말라고 협상이라도 했다면 전·현직 의원 수십명이 정계 퇴출의 족쇄를 아직도 차고 있을까"라고 했다.
홍 시장은 "그 사건은 유죄가 되면 무조건 정계 퇴출이 되는 엄중한 법 위반 사건이다. 국회 CCTV에 다 찍혀 있는데 무죄가 될 수 있을까"라면서 "무책임하고 무능한 지도부를 만나면 의원들과 당원들만 피눈물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도 모르고 쓰는 망상 속의 소설이자 본인의 삐뚤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일 뿐"이라고 받아쳤다.
나 전 의원은 "제가 그 당시 여당과 어떤 협상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는지, 제가 원내대표직을 계속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마 홍준표 시장은 상상조차 못 할 것"이라며 "물론 사실을 이야기해도 듣지도 않을 분"이라고 했다.
또 "지속적으로 저를 비열하게 공격하는 그 정치적 의도는 짐작이 간다"면서도 "매일 같이 보여주시는 그 모습이 딱해서 저는 대꾸도 안 했지만 적어도 패스트트랙 재판에 관해 이런 허황된 왜곡을 하는 것만큼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최근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가 화두가 된 후 줄곧 나 전 의원을 겨냥한 SNS 메시지를 이어왔다. 지난 19일에는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며 나 전 의원은 물론 현직 판사인 배우자까지 겨냥해, 나 전 의원이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내 주류와 갈등을 빚은 나 전 의원과의 대립 구도를 통해 홍 시장이 당내 입지를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등의 해석이 나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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