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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취업과 일자리

청년 사라지는 한국 … 취업자증가율 2040년 'OECD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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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 덮친 노동시장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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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시달리는 한국이 '일손 부족' 직격탄을 맞고 7년 뒤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시장이 빠르게 늙으며 가까운 미래에 한국 경제가 정체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여성과 노인 노동력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매일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기 경제 추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2020년 연평균 1.15%씩 늘었던 잠재 취업자 증가율은 2020~2030년 0.12%로 급감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OECD 38개 가입국 가운데 12위였던 한국의 취업자 증가율 순위는 22위로 추락한다. 잠재 취업자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물가 상승을 일으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만큼 성장했을 때 발생하는 고용 수준으로, 전반적인 일손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다.

고령화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일선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급속히 줄어든다. 2030~2040년 연평균 취업자 증가율은 -0.82%(OECD 36위)로 뒷걸음질 치고, 2040~2050년 -1.35%(38위)로 OECD 꼴찌로 처질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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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2060년에는 취업자 증가율이 -1.41%(38위)로 더 위축된다. 문제는 15~64세로 구성돼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생산가능인구도 함께 쪼그라든다는 점이다. 2010~2020년 연평균 0.55%씩 성장했던 잠재 생산가능인구는 △2020~2030년 -0.21% △2030~2040년 -1.1% △2040~2050년 -1.41% △2050~2060년 -1.39%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청년층 일자리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노동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는 경력과 연령에 맞는 일자리 부족 등으로 만성적인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5.2%로 전체 실업률(3.0%)을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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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며 취업자 수가 작년 대비 8분의 1 수준인 10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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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인구 감소로 청년층 구직난이 구인난으로 바뀌는 시점이 노동시장에서 인구 감소 충격이 현실화되는 때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청년들로도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며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 경제지표에 본격적인 충격이 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르면 2030년에 청년층 구인난과 동시에 인구 쇼크가 노동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청년 구인난을 겪고 있는 현재 일본 상황이 한국에서 재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은 한국에 앞서 인구 쇼크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인구는 2008년 1억2808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줄고 있는데 올해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59.4%로 60% 선이 붕괴된 후 2050년 50%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비수도권 지역 중소기업에서는 일손 부족에 따른 줄폐업이 시작됐다. 일본 정부는 노동력 부족에 따른 중소기업 폐업 등으로 2015~2025년 GDP 22조엔(약 281조원)이 증발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 이보다 인구 감소 낙폭이 더 심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70.5%에서 2050년 51.1%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손 부족은 장기 성장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OECD에 따르면 2010~2020년만 해도 연평균 3.09%씩 커졌던 잠재성장률이 2030~2040년에는 0.69%로 급속히 깎이며 0%대 성장이 눈앞에 다가왔다. 2050~2060년에는 -0.03%로 사실상 경제가 후퇴하는 상태에 빠진다. 2001~2005년 한국 잠재성장률이 5.1%였던 것에 비하면 불과 20여 년 사이에 성장 에너지가 반 토막 나는 셈이다.

실질성장률은 당장 올해부터 크게 꺾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GDP 성장률을 직전 전망 대비 0.9%포인트 낮은 1.6%로 설정하며 1%대 저성장 전망을 공식화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1.7% 성장을 예견했다. 1%대 성장률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네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인구 쇼크에 꼬인 저성장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 환경 개선에서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는 처방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단기간 내 노동력을 늘려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동안 부쩍 높아졌던 기업 비용을 낮추고 기업 규제를 완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서 정책 단초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규제 개혁과 기업 환경 개선을 통해 돈이 성장 산업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정책을 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정환 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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