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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남들보다 일당 3만원 더 받는다…명절 '프로알바러'의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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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가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직원들도 선물세트 등을 정리하거나 고객을 응대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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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운동에 사는 취업준비생 김완주(26)씨는 이번 설 연휴에 서울의 한 식당에서 ‘알바’(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다. 하루 7시간 일하고 10만원을 받기로 했다. 올해 법정 최저시급이 9620원이니 명절 때 일하면서 3만원쯤 더 받는 셈이다.

충북 청주에 있는 부모님에게도 이런 계획을 알렸다. 김씨는 “나이도 있고 하니 언제까지 가족에게 손 벌릴 수 없잖나”라며 “생활비에 보태고 취업 준비도 한다고 말씀드리면 가족들도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명절에 고향에 가는 대신 알바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 5~10일 성인 26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날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54%)은 설 연휴에 알바를 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가 평소 알바천국 홈페이지·앱에 접속하는 이들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실시했던 동일 설문조사(38.8%)보다 15.2%포인트 늘었다.



직장인 51.4% “설날에 알바 하겠다”



직업별로는 취준생(56.5%)이나 대학생(54.5%)뿐 아니라 직장인도 51.4%가 설날에 알바를 하겠다고 밝혔다. 고물가·고금리로 직장인들 지갑이 얇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선호하는 알바는 매장 관리‧판매(65.3%), 포장‧분류(30.4%), 백화점‧마트(26.1%), 유통‧생산(13.1%), 택배‧배달(7.9%) 순이었다. 희망 시급은 평균 1만1294원으로, 최저시급보다 1674원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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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 5~10일 성인 26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날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54%가 설 연휴에 알바를 하겠다고 답했다. 자료 알바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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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알바를 하는 ‘프로 알바러’도 많다. 알바 플랫폼 알바몬이 지난 10~14일 20~30대 남녀 1436명에게 실시한 조사에서 매년 명절 연휴마다 단기 알바를 한다고 답한 이들 중 80.5%가 ‘올해도 단기 알바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 알바러’는 추석 때 고깃집 꺼려



김완주씨도 대학 1학년 때부터 7년간 알바를 해온 ‘프로 알바러’다. 지난 추석 때는 상하차 알바를 했다. 허리가 아프고 몸이 상할 듯해 이번엔 피했다.

김씨는 알바 고르는 팁에 대해 “명절날 바쁜 매장은 피한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고깃집의 경우 설날 알바는 괜찮은데 추석에는 꺼린다. 그의 경험상 설보다는 추석 때 외식차 고깃집을 찾는 사람이 많아서다.

그는 “알바 할 때 힘든 건 당연하다”면서도 “본인이 활동적이면 고객 응대 알바를 하는 등 성향에 맞는 알바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설 연휴에 일하는 ‘사장님’도 많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최근 “설 당일 배달대행 업체가 쉬어서 배달 알바를 구했다” “알바를 못 구해 가족과 일해야 할 것 같다” 등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대형마트·백화점도 명절 선물세트 상하차 등에 손이 부족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명절 성수기를 대비해 2주~1개월 근무하는 단기 인력을 세 자릿수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당근알바’에 따르면 설 즈음엔 전 부치기, 벌초 알바를 구하는 글도 늘어난다. “내일 진해 성묘지에 나뭇가지 풀 정리해주실 분”(지난 16일 경남 창원시), “설날 떡국 떡 써는 알바 구합니다”(지난 16일 서울시 강서구) 등이다.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에는 “설 연휴 기간 강아지 봐주실 분”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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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2주 앞둔 지난 8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을 찾은 이른 성묘객들이 절을 하기에 앞서 벌초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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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포함한 초단시간 근로자는 계속 느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취업자가 157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5000명 늘었다.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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