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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냉전종식의 설계자도 마음 돌아서…"우크라, 나토 가입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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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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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99) 전 미 국무장관/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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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외교 원로이자 국제정치학자인 헨리 키신저(99) 전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던 과거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전쟁 전만 해도 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다"면서 "우리가 지금 본 것(전쟁)과 정확히 같은 과정을 시작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중립은 지금 상황에서 더는 의미가 없다"며 "이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적절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계속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휴전에 도달하거나 휴전 관련 예비 논의가 성사되기 전까지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개전 이후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선언한 데다 우크라이나도 가입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전쟁으로 나토 몸집을 불리는 형국이 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9월 30일 나토에 신속 가입을 신청했다.

다만 키신저 전 장관은 이번 전쟁 후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를 궁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가 국제 체제에 재합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거대한 핵무장 국가의 불안정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전쟁 중에도 러시아와의 대화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개전 직전 이상의 영토를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가 2월 침공 후 점령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모두 수복한 뒤엔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반도(크림반도)까지 되찾으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미국 국무장관을 지내며 동서 진영 간 데탕트(긴장완화)를 설계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공로로 1973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미·소 냉전의 산증인이자 국제정치학계의 대부로 통한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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