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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폭설 뒤 강력 한파…연쇄추돌사고 주범 '블랙 아이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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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5일 오후 9시 15분쯤 경기도 포천시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 방향 도로에서 차량 수십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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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따뜻한 겨울 날씨가 끝나고 16일부터 전국에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강원도에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전국 곳곳에 내린 눈·비가 얼어붙으면서 ‘블랙 아이스(도로 살얼음)’로 인한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 전국의 낮 기온은 -3~7도로 어제보다 낮겠고, 내일 아침 기온은 오늘보다 1~5도가량 더 낮아져 춥겠다”며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으니,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 내륙과 강원 내륙·산지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17일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7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 내륙 지방과 강원도를 중심으로는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말 동안 폭설이 내렸던 강원 대관령의 경우 -17도까지 기온이 내려가고 체감온도는 -24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말 동안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졌던 눈은 이날 오전에 대부분 그쳤다. 17일 밤에 수도권과 강원 영서, 18일 새벽에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남부, 충청권에 눈이 날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하권의 추위는 주말을 지나 설 연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폭설 뒤 한파로 ‘블랙 아이스’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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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9시 15분쯤 경기도 포천시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 방향 도로에서 차량 수십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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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눈이 내려 쌓인 상태에서 기온이 급락하면서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도 커졌다. 블랙 아이스란 눈·비가 오거나 습기가 많은 날에 기온이 떨어지면서 수분을 머금고 있던 도로가 결빙되는 현상을 말한다. 겨울철에 주로 나타나는 블랙 아이스는 운전자의 생명을 직접 위협해 ‘도로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연쇄 추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대형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도로교통공단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결빙 교통사고의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2.47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61의 1.5배에 달했다.

15일 밤에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44중 연쇄 추돌사고 역시 블랙 아이스가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당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빙판길이었던 1차로에서 3차로로 미끄러지며 속도를 급하게 줄이면서 사고가 시작됐다. 이후 뒤따르던 차량 수십 대가 잇따라 앞차를 추돌하는 등 사고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기상청은 “주말 사이 눈이 내린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 충청 북부 내륙과 경북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빙판길 및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고, 이면 도로나 골목길, 경사진 도로, 그늘진 도로 등에도 빙판길이 많겠다”며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리 위·그늘진 도로 위험…대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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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많은 눈이 내린 강원 평창군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에서 운전자들이 차에 월동장구를 장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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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는 특히 지열의 영향을 받지 못하는 다리 위나 해가 들지 않는 터널·지하차도의 진·출입구 등 그늘진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블랙 아이스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앞 차와 거리를 평소의 2배 이상으로 유지하고 차선을 유지한 채로 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습설로 인해 형성된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는 1차 사고보다 2차 연쇄 추돌사고가 치명적”이라며 “운전자가 사전 대비 없이 핸들을 급조작하거나 급제동을 한 경우 차량이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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