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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스마트 인공수정체 개발, 퇴행성 뇌 질환 조기 진단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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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팀

국내 연구진이 각종 신경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인공수정체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형근 교수팀이 연세대 공대 화공생명공학과(고원건 교수·김세민 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나노공정 연구실(이재종·김기홍 박사)과 공동 연구한 결과다.

이번 개발로 시력 개선 목적으로만 사용하던 인공수정체에 진단 센싱 능력을 탑재함으로써 눈을 통해 안과 질환뿐 아니라 퇴행성 뇌 질환 등 각종 신경 질환의 바이오마커를 검출해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뇌와 직접 연결돼 있으면서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의 특성에서 착안해 눈물, 방수 등 안구 액을 통해 뇌 질환을 조기 진단하기 위한 연구를 수년간 이어오고 있다. 안구를 통해 바이오마커를 검출하고 실제로 진단에 활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바이오센싱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번 스마트 인공수정체 개발로 이를 현실화했다.



모아레 신호 변화로 바이오마커 검출



항체가 결합된 하이드로겔 패턴은 타깃 바이오마커와 반응하면 수축한다. 스마트 인공수정체는 수축으로 좁아진 패턴을 기준 격자와 겹쳤을 때 생성되는 모아레 신호의 변화를 이용하는 원리로 바이오마커를 검출한다. 모아레 신호를 이용하면 하이드로겔의 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방식과 비교해 나노 단위의 고감도 변화량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바이오센서가 사용하던 전기화학적 혹은 형광 발현 표지자 없이도 직관적인 감지가 가능하며 외부 전력이나 광원이 필요 없어 생체 내 삽입하는 센서로서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선 진료실에서 사용하는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모아레 신호를 관찰할 수 있어 수술 후 모니터링 역시 용이하다.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의 안전성 또한 입증했다. 기술 개발에 사용한 모든 물질은 향후 의료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기존의 인공수정체 또는 다른 인체 삽입물에 사용해 왔던 것을 활용했다. 사람 안구 세포 실험 및 돼지 안구 생체 외 실험, 살아 있는 토끼를 이용한 전임상 생체 내 실험을 거치며 생체 적합성과 안정성, 바이오마커 검출 능력까지 확인했다. 지용우 교수는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백내장 등 노인성 안 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 인공수정체가 퇴행성 뇌 질환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 소재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한편 연구팀은 스마트 인공수정체 관련 기술을 국내외에 특허 출원했다. 또 국내 유일의 인공수정체 제조회사인 고려아이텍과 산학연병 협력을 통해 3년간 약 30억원 규모의 ‘나노커넥트 사업’을 수주하며 향후 원천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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