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유동성 위기에 빠진 주택건설업계에 15조원 푼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금융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주택건설업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15조원을 푼다.

3일 HUG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현안 대응 방안’의 후속 조치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제도개선을 통해 10조원을 공급하고,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에 대해 미분양 대출보증을 신설해 5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제도는 2일부터 시행됐다.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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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보증 제도개선 통해 10조원 공급

HUG는 신속한 PF보증을 위해 PF보증의 심사방식과 금리요건 등을 개선한다. 기존엔 모든 보증심사가 본사 승인을 얻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심사등급에 따라 전결권을 차등해 심사 기간을 단축한다. 현재 운영 중인 표준PF보증은 올해 말까지 잠정 중단한다. 이 보증은 금융기관과 협약을 통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 1.5%포인트의 대출 금리를 더해 산정했다. 대신 주택사업자와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대출금리를 정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미 실행된 PF 대출금 상환을 위한 PF보증도 도입한다. 최근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주택업계의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차환 발행이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자산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주택사업자의 대출만기가 도래했는데 차환을 위한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HUG 보증부 대출을 받을 경우 기실행 PF 대출금을 상환하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이 보증을 지원받으려면 해당 사업장의 분양률이 60% 이상이고, 공정부진율이 5%포인트 이하면 된다. 중도금 최초 납부기일 이후에 신청할 수 있다.

부산에 있는 한 아파트 공사현장 벽면에 잔여세대 특별분양을 알리는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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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대출보증제 도입…올해 말까지 5조원 지원

HUG는 준공 전 미분양사업장에 자금을 댈 수 있게 ‘미분양 대출보증’ 제도를 도입해 5조원을 추가 공급한다. 이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입주자모집공고승인 이후 주택사업자가 사업비를 조달하는 경우 HUG가 원리금 상환을 책임지는 게 핵심이다. 공정률이 15% 이상이고 HUG의 분양보증이 발급된 사업장은 중도금 최초회차 납부기일 이후부터 보증신청을 할 수 있다. 단 주택사업자는 분양가의 5% 이상을 할인하거나 시공자의 연대입보 등 자구 노력을 수행해야 한다. 보증 한도는 HUG가 산정한 미분양주택 적정분양가의 70% 이내로, 시공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3000억원을 지원한다. 적정 분양가는 인근 유사 사업장의 분양권 거래시세 등을 통해 산출한다.

이병훈 HUG 사장직무대행은 “이번 대규모 보증공급이 유동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주택건설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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