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에 무기 부족? 러 "이란제 드론·구식 미사일 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와 탄약이 부족해진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공격에 개조한 S-300 방공미사일과 이란제 무인공격기(드론)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식 발사차량에 적재되는 러시아 전술미사일 이스칸데르-M.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러시아가 이 같은 첨단 무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 바딤 스키비츠키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과 (자국의) 구식 미사일, 고정밀 탄도미사일, 개조한 S-300 미사일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전술이 여러 군 무기를 섞어 사용하는 쪽으로 바뀌었단 것이다.

S-300은 지난 1970년대 옛 소련이 ‘공중’ 목표물을 맞히기 위해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러시아판 패트리엇’이라고 불린다. 우크라이나 정보국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러한 지대공 미사일을 최근 ‘지상’ 목표물 공격용으로 사용하고 있단 정황이 포착됐다. 정보국은 이 같은 러시아의 전술 변화가 서방 제재로 인한 물자 조달 차질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러시아가 (서방) 경제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그들은 제재를 우회해 (무기 및 군사장비) 부품을 수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포탄 부족 문제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옛 소련제 다연장로켓포 스메르치와 우라간, 122mm·152mm 구경 대포 등의 포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러시아가 다른 국가로부터 탄약을 들여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벨라루스에서 이미 많은 양을 가져왔고 다른 나라들과도 군수품 수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11월 말까지 모두 4000기 이상의 공격용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월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지상 목표물 타격을 위해 첨단 고정밀 유도미사일과 최신형 전술 탄도·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 흑해에서 발사하는 ‘칼리브르’ 등을 대거 동원했다.

하지만 점차 미사일 재고가 줄어들며 여름 이후엔 이런 고정밀 미사일을 이용한 타격이 줄어들었단 분석이 나온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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