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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새해 벽두 '중대선거구제' 화두로…선거법 개정 논의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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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언론 인터뷰 "중대선거구제로 대표성 강화…지역 특성따라 고려"

金의장 "총선 1년전 4월까지 법 개정해야"…대통령·의장, 물밑교감 관측도

정개특위 심사 본격화…총선 코앞 '룰 변경'·현역 반발 관측에 회의적 시각도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김진표 국회의장과 환담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2022.10.25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한지훈 안채원 기자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언론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도 여야에 오는 4월까지 선거법을 개정해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입법부 수장이 나란히 중대선거구제를 새해 화두로 띄운 만큼 해당 논의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의 법안 심사와 맞물려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국무위원들과 떡국 조찬하며 덕담 나누는 윤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위원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ane@yna.co.kr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따라 한 선거구에서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방안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으나, 집권 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대선거구제는 1개 지역구에서 2∼3인의 대표를 뽑는 방식이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는 1개 지역구에서 1인만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다.

선거제 개혁을 통한 대표성 강화는 윤 대통령의 평소 지론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지난번 국회의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법과 정당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며 "그 연장선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선거제 개혁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가 선거법을 고쳐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시기나 방향을 정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구상의 공을 국회에 던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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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 참배하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의장단, 상임위원장단
(서울=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과 의장단, 상임위원장단이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3.1.1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이에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26일 여야 정개특위 위원들을 의장 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하면서 "총선 1년 전인 2023년 4월(법정기한)까지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각 당에 2월까지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더 나아가 국회의원 전원위원회를 통한 논의도 제안했다고 한다.

총선 룰을 바꾸는 선거법 개정은 여야 간 합의가 쉽지 않은 만큼 아예 국회의원 전원(299명)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자는 특단의 구상이다.

수정안 제출 권한이 있는 전원위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만 있으면 하루 2시간씩 이틀 내로 열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전원위는 2003년과 2004년 '이라크파견 연장동의안' 논의 당시 이후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며 "중대선거구제가 평소 지론이었던 김 의장으로선 굉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언급이 김 의장의 법 개정 주문에 발맞춰 나왔다는 점에서 사전 물밑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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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남인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 심사기능 강화에 관한 공청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9.15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당장 공은 국회 정개특위로 넘어온 가운데,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대체로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특위 내 정치관계법 심사소위는 최근 관련 법안들을 일독한 상태로, 오는 10일께부터는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특위 정치관계법 심사소위원장인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은 이미 대선 경선 때부터 중대선거구제 필요성을 강조했고, 당 지도부도 같은 생각으로 안다"며 "선거구제 개편은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전재수 의원도 "소선거구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망국적 제도라고 보고 있다"며 "의장 주문대로 2월 안으로는 여당안과 야당안을 만들어서 3월에는 두 안을 갖고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 의원은 의장이 제안한 전원위와 관련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토론해야 한다"며 힘을 싣기도 했다.

특위는 2월에는 전국을 돌며 선거제 개편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의원들 지역구인 영·호남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한 여론을 환기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아울러 청년 정치인 모임인 '정치개혁 2050' 등 여야가 두루 참여한 여타 회의체들도 소선거구제 폐지에 군불을 때며 외곽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선거구제 폐지 촉구 기자회견
(광주=연합뉴스) 여야 청년 정치인들의 초당적 모임인 '정치개혁 2050'이 29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대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소선거구제 폐지에 사활을 걸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치개혁 2050은 더불어민주당 이탄희·전용기 의원과 이동학 전 청년최고위원, 국민의힘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천하람 혁신위원, 정의당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 등 청년 정치인들이 소속된 모임이다. [광주시의회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2022.11.29 minu21@yna.co.kr



다만 선거법 개정 시한이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데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총선 때마다 여야의 '정치적 구호'에 그쳤다는 점에서 비관적 시각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소선거구제로 당선된 일부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인데다 선거구 획정·비례대표 의원 정수·연동형 비례제 폐지 등 여러 사안이 맞물린 만큼 여야가 끝내 합의에 이를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여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언급을 '원론적 차원'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면적인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아니라 지역별로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를 섞을 필요가 있다는 것 아닌가"라며 "중대선거구제라는 표현보다, 지역별로 최대 2인을 뽑도록 하는 제도 정도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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