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위생'과 '백신 접종' 두 전제조건 달아
사실상 '팬데믹은 끝났다'는 선언으로 해석
獨 의학계에선 "이제는 엔데믹 접어들었다"
'제로 코로나' 中, 기존 방역정책 속속 완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탄절을 앞둔 지난 23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의 한 어린이 병원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기 전 마스크를 끌어내리고 있다. 왼쪽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워싱턴=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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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며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도처에서 밝은 징후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학교로, 시민들은 일터로 돌아갔다”며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저마다 해야 할 일을 하고 백신을 맞는다면 코로나19는 더 이상 우리의 삶을 통제하지 못할 것(COVID will no longer control our lives)”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개인 위생수칙 준수’와 ‘백신 접종’이란 두 가지 전제조건을 달긴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사실상 끝났다’는 선언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그는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진정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말로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수가 1억명이 넘는다. 100만명이 훨씬 넘는 미국인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에서 모두 세계 1위로,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크게 본 국가에 해당한다.
다만 팬데믹 초기 마스크 착용 등을 놓고 우왕좌왕했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달리 2021년 1월 출범한 현 바이든 행정부는 단호한 방역정책을 취하고 또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면서 사태를 차츰 안정시켜 나갔다. 그간 기존의 코로나19에서 파생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으나, 이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면역력을 갖는 새로운 개량 백신이 속속 출현했다. ‘진정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팬데믹 초창기와 같은 혼란이나 의료체계 붕괴 등은 이제 없을 것이란 의미로 읽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글. ‘코로나19는 더 이상 우리의 삶을 통제하지 못할 것’(빨간줄)이란 대목이 눈길을 끈다.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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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을 이끄는 독일에선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독일 정부의 코로나19 전문가 자문위원회 소속인 베를린 샤리테 병원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코로나19 확산은 엔데믹(풍토병)”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올겨울 이후 독일 인구의 면역력은 광범위하게 커져 바이러스가 여름까지 거의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제로 코로나’라는 이름 아래 엄격한 방역정책을 취해 온 중국에서도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등 중국 방역당국은 내년 1월8일을 기해 해외발(發) 입국자 시설 격리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입국자는 별도 격리시설에 수용되는 대신 일정한 기간 동안 재택 격리 또는 건강 모니터링만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또 중국에 입국하려는 사람에 대한 방역 관련 요구 사항도 간소화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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