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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박희영 용산구청장 구속 갈림길…"증거인멸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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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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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오늘(26일) 3시간 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습니다.

박 구청장의 구속 여부는 오늘 밤 또는 내일 새벽에 결정됩니다.

서울서부지법 김유미 영장전담 판사는 오늘 오후 2시 박 구청장을, 오후 5시쯤부터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을 차례로 심문했습니다.

심문을 받고 나온 박 구청장은 법원 앞에서 '어떤 주장을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대기장소로 호송됐습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후 1시 20분쯤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박 구청장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대비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은 지난 20일 박 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오늘 심문에서는 박 구청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이기 때문에 사전에 안전관리대책을 세울 필요가 없었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지도 예견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검찰은 주최자 유무와 무관하게 대규모 인파 행사가 예정된 경우 관할 지자체가 일차적 안전관리 책임을 진다는 논리로 반박했습니다.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할 사유가 존재하는지도 쟁점이 됐습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경찰 수사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구속사유로 명시했습니다.

특히 박 구청장이 휴대전화를 바꾼 뒤 기존 휴대전화 속 전자정보를 삭제한 정황을 핵심 구속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의 범죄 혐의와 관련한 증거인멸은 형사처벌 사유가 아니지만 구속 사유로는 참작될 수 있습니다.

최 과장은 안전조치 책임이 있는 주무 부서 책임자이면서 부실한 사전 조치로 참사를 초래하고, 사후 대응도 미흡하게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습니다.

참사 발생 직후 수습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 과장이 술자리에서 참사를 인지한 뒤 택시로 사고 현장 인근인 녹사평역까지 갔다가 차를 돌려 귀가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최 과장은 토요일이던 참사 당일 술에 만취해 이동 경로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수본은 지난 5일 '핼러윈 위험분석 보고서' 삭제에 관여한 혐의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을 구속했습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편광현 기자(ghp@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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