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본회의에서 638조7276억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안이 재석 273인, 찬성 251인, 반대 4인, 기권 18인으로 가결됐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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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바뀌지 않으면 새해부터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제’ 관련 법안을 앞두고 여야의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여야는 지난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638조7276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가까스로 처리했지만 쟁점 법안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초 “일몰 조항이 있는 법률 처리를 위해 12월 28일 본회의를 개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의 뒤 “산 넘어 산”(주호영)이라거나 “내용은 더 따져봐야 한다”(박홍근)며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대표적인 게 ‘안전운임제’ 연장 문제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 등을 막기 위해 화물 차주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로, 올해 말까지 3년 한시법이다. 예정대로라면 올해를 끝으로 폐지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장에 적극적이다. 화물연대 파업 사태를 거치면서 일몰 기한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9일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정부는 올해 일단 폐기하는 대신 종합 진단을 통해 화물 차주에게 더 도움이 되는 제도를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여권이 노동개혁을 강조하며 “노조와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막판까지 여야가 평행선을 그을 가능성이 크다.
5인 이상 30인 미만 고용 사업장에서 노사가 합의하면 주 52시간에 더해 8시간을 추가로 근무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제 연장도 중요한 쟁점이다. 일몰을 2년 연장하자는 여당과 폐지하자는 야당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2022년 일몰되는 3대 쟁점 법안 |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를 국고 지원하는 제도 또한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연장이 안 되면 당장 17.6%의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측의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제안한 일몰 5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일몰 규정 폐지와 영구 국고 지원을 주장한다. 다만, 일각에선 여야 모두 최소 5년 국고 지원에 동의하는 기류여서 합의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일몰 법안 문제는 여야 원내대표의 막판 협상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지난 10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과 환노위 쟁점 법안인 노란봉투법 등 여야가 일괄해 협상 테이블에 올릴 법안이 여러 개여서 복잡한 주고받기가 이뤄질 수 있다.
◆지하철 무임승차 정부 지원 무산=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자체 도시철도 몫 PSO(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보전 지원) 예산 3585억원이 국회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PSO 예산은 65세 이상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무임승차 비용을 보전해 주기 위한 예산이다. 본회의에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손실 보전분 3979억원만 통과됐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특정 지역 주민에게 한정된 편익 제공이어서 보전해 줄 수 없다는 게 정부 논리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지하철 요금인상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허진·윤지원·김민욱·이수민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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