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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종부세·안전진단 등 규제 풀린다…매물 회수 나선 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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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 한 달 전보다 7% 감소…"급하게 팔 이유 없다"

조정지역 2주택자 보유세 절반 이상 줄어…양도세 중과 추가 유예도 영향

전문가 "세부담 급급매 감소 가능성…금리 인상에 하락세는 지속"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2주택 보유자인 김모(53)씨는 최근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감면안을 보고 집 한 채를 팔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정부안대로 2주택자의 종부세 중과가 폐지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떨어지면 보유세 부담이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5월에 끝날 예정이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한 것도 급하게 팔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김씨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에 팔려고 집 한 채를 내놨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웬만큼 가격을 낮춰도 팔리지 않더라"며 "비정상적으로 과도했던 보유세 부담이 줄고, 최소한 1년 반 동안은 양도세 중과 부담도 없어서 시장 상황과 정부 정책 변화를 보며 천천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세부담 준다" 역대급 집값 하락속 줄어드는 매물…일부 바닥 인식에 거래도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급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장에 작은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보유세,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던 다주택자들이 최근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정책에 일부 매도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팔리지도 않지만 규제완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낮은 금액에는 매도하진 않겠다는 것이다.

25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1천93건으로 한 달 전 5만4천927건에 비해 7.0% 감소했다.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매물이 한 달 전 1천933건에서 현재 1천749건으로 9.6% 줄었고 관악구(-9.3%), 강남구(-9.0%), 구로구(-8.7%), 종로구(-8.6%), 도봉구(-8.4%)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 혜택이 기대되는 양천구도 한 달 전 2천523건에서 현재 2천333건으로 7.6% 감소했다.

양천구 목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실입주자가 아니면 집을 살 수 없어 근래 거래가 거의 없었다"며 "내년 1월중으로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되고, 보유세 완화정책도 발표되니 일부 집주인은 매매를 전세로 돌렸다"고 말했다.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송파구 잠실동은 소폭의 상승 거래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하락폭이 크다보니 일부 '바닥' 인식에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회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이달 초 20억5천만원에 2건이 거래됐는데 이후 19억8천만원에 2건이 거래되며 실거래가가 내려갔다.

반면 엘스 전용 84.8㎡는 이달 1일 19억4천500만원에서 7일 20억4천만원, 10일에는 21억3천만원에 팔리며 상승 흐름을 보인다.

전용 84.88㎡도 이달 5일 20억2천만원에 거래된 뒤 6일에는 이보다 높은 21억원에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규제완화 분위기 속에 대출 부담이 없는 2주택자중 일부는 '급급매' 가격으론 안 팔겠다며 거둬들였다"며 "고점 대비 6억∼7억원 가까이 하락하며 20억원 안팎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매수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일 현재 720건(계약 기준)으로 여전히 동월 대비 역대 최저지만 10월(559건)보다는 조금 늘었다. 올해 7월(640건) 이후 월별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조정지역 2주택 보유자 보유세 절반 이상 줄어…금융 불안에 집값 하락세는 지속 전망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의 최대 수혜자는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 보유자다.

정부가 내년부터 2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중과세율(1.2∼6.0%)을 대신 일반세율(0.5∼2.7%)을 적용하기로 한 데다 2주택 이상자의 기본공제도 종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 집값 하락분까지 더해져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크게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연합뉴스가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우병탁 팀장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와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를 보유한 A씨의 경우 현행법으로는 내년에 6천410만원의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내야 하지만 정부 개편안을 적용하면 3천182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 60%로 적용으로 줄어든 보유세가 7천827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보다 60% 가까이 보유세가 감소하는 것이고, 2021년 보유세(9천970만원)보다는 3분의 1 선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와 대전 유성죽동푸르지오 전용 84㎡를 보유한 B씨의 경우는 보유세 부담이 올해 1천739만원에서 내년에는 738만원으로 58%가량 줄어든다. 2021년 보유세는 2천274만원이었다.

우 팀장은 "현재 여야 합의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보다는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자의 종부세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이자 부담은 없어도 보유세 걱정에 집을 팔려고 했던 2주택자들은 매도 시점을 연기하거나 다시 보유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급매' 물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에도 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지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당장 집값 상승이나 거래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시장 불안, 금리 인상, 고물가 등 악재들이 여전히 산재해있다"며 "2주택자들이 매도를 보류할 순 있지만 매수세가 당장 유입되기에는 시장 불안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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