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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부꾸미]"유가 다시 100달러 넘본다...곡물가 폭등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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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윤하 PD]


올해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인한 공급 부족과 미국·중국 등에서의 수요 증가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으로 러시아가 공급 중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갈수록 높아진다. 특히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원유 가격 상한제에 반발해 공급 중단 같은 극단적인 카드를 사용할 경우 원유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할 수 있다.

박 센터장은 "천연가스, 니켈 등 러시아가 주요 생산국인 원자재도 마찬가지"라며 "천연가스를 원료로 만든 질소 비료 가격이 폭등하면 농산물 가격도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인터뷰 풀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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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초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대까지 폭등했다가 현재는 70달러대로 안정화 상태인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박영훈 센터장 : 올해 유가는 변동성이 유독 심했는데요. 우선 2014년부터 원유탐사를 위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적었던 데다가 올해 초 전쟁이 터지면서 유가는 급등했죠.

EU(유럽연합)가 추진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지난 5일부터 시행됐는데요. 러시아산 원유를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팔지 못하게 한 조치입니다. 지금은 우랄유(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여서 아직 러시아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데요. 내년에 러시아산 가솔린이나 디젤 등에 대해 추가적인 제재가 가해지면 러시아는 분명 어떤 액션을 취할 겁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으로 보내는 원유 파이프라인을 러시아가 끊어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러시아 원유 수출의 80%는 유조선, 20%는 파이프를 통해 움직입니다.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독일이나 폴란드 같은 리파이너리(원유 정제)에 몰려 있어요. 만약 러시아가 원유 파이프 공급을 중단하면 유럽에는 치명적입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가솔린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가 미국인데요. 올해는 미국의 가솔린 소비량이 계속 줄었고 수요가 가장 많은 드라이빙 시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유가가 내려온 원인이기도 하죠. 하지만 지금은 미국내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3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진 상태다보니까 내년에는 올해보다 분명 소비가 늘어날 개연성이 있습니다. 중국도 제로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경제 봉쇄를 풀면 에너지 소비는 늘어날 거고요.

특히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유가가 떨어지면 감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유가가 지금처럼 계속 내려가진 않을 겁니다. 내년 유가는 80~100달러대 사이에서 움직일 것 같고요. 100달러대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Q. 그동안 원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이 있었는데요. 셰일가스 생산량은 왜 늘지 않는 건가요?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유가는 올랐는데 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별로 안 늘었냐 하는 거죠. 올해 5월에 텍사스 중앙은행에서 에너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왜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지 조사한 적이 있는데요. 에너지 기업의 60%가 "투자자의 압박"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는데 엑슨모빌이나 셰브론 같은 기업들은 지난 39년 간 배당금을 줄여본 적이 없어요. 돈을 못 벌어도 돈을 빌려서 배당금을 준 거거든요. 차입금은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투자자들은 "유가가 올라서 돈 벌었으니 일단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배당을 줘라"고 하는 거죠. (원유 증산을 위한) 신규 투자는 하지 말고요.

ESG(기업의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가 강조되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부분도 있습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같은 주요 연기금들은 화석연료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하거든요. 화석연료 투자가 언제든 '좌초자산'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Q. 다른 원자재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현재 구리 가격이 고점 대비 떨어지긴 했어도 역사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요. 구리도 원유와 마찬가지로 그 동안 투자가 너무 없었어요. 계속해서 땅 속으로 더 깊이 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나올 게 제한적이고요.

에너지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구리는 필수 아이템이거든요. 에너지 전환이라는 게 결국 전기화인데 다 구리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풍력발전단지를 하나 짓는다고 해도 여기에 구리가 얼마나 많이 들어가겠어요.

니켈은 러시아가 세계 2~3위 수출국인데 수출이 잘 안되니까 올해 가격이 급등했죠. 니켈은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데 배터리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리튬도 마찬가지고요.

가장 크게 걱정하는 건 농산물이에요. 질소(요소) 비료의 원료는 천연가스와 암모니아인데요. 현재 유럽에서는 질소 비료 공장 3군데 중에 2군데는 가동이 안되고 있어요. 유럽 기준으로 천연가스 가격은 9배, 암모니아 가격은 6배 올랐거든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올해 초 발생했는데 농산물 가격은 왜 내년에 더 문제가 되냐하면요. 보통 비료는 겨울철에 생산해 놓고 봄에 뿌립니다. 올해 농사에 사용한 비료는 전쟁 전에 생산한 것들이라 큰 문제가 없었던 거죠. 하지만 지금 유럽은 비료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큽니다.

작물 중에서 요소 비료를 가장 많이 먹는게 옥수수입니다. 옥수수는 동물 사료에 가장 많이 쓰이죠. 비료 가격이 불안정해지면 육류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김윤하 PD ekel15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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