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 |
올해 국내 에너지 업계는 어느 때보다 부침이 심한 1년을 보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과 중국의 고강도 코로나 방역조치 등 굵직한 이슈로 시장이 시시각각 급변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되면서 업계 전체가 최악의 경영 위기와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친환경 등 신사업 분야 투자와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적극적인 위기 타파에 나설 계획이다.
▶고유가부터 화물연대 파업까지...다사다난 2022년=국내 정유 4사(현대오일뱅크·SK에너지·에쓰오일·GS칼텍스)는 올해 ‘롤스코스터’ 상황이 이어졌다. 연초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 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만 10조원이 넘는 등 초호황을 경험했다.
반면 3분기부터는 경기침체로 인한 정제마진 급락,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이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에가 추산하는 이번 파업의 피해규모만 각각 5186억원, 1조3500억원에 달한다.
하반기에는 원유시장의 혼란도 가속화했다. 중동 등 원유 생산국의 감산 논의, 중국의 코로나 방역조치, 미국 원유재고 급감, 러시아 제재조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중동산 두바이 유가는 올해 2분기 배럴당 120달러까지 급등했다가 12월에는 다시 7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내년 실적은 저하될 전망...사업다각화로 활로 모색=내년 시장환경도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고 전문가는 봤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어 연간으로는 상호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사의 전반적인 실적은 올해보다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성장 악화로 유가와 정제마진의 평균 수준이 올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윤활유 부문의 경우 견조한 실적이 기대돼 정유부문 실적 저하를 일부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유가는 배럴당 80~110달러 구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유가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감산정책과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감소, 항공유 수요 회복 등으로 상승 가능성도 공존한다는 설명이다. 정제마진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에도 하방경직성으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업체들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바이오 연료, 전기차, 태양광 등 탄소중립 관련 신사업의 내년 전망이 밝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관련 사업 기회 확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친환경을 포함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강화는 올해 정유업계에서도 큰 화두였다. SK이노베이션은 11월 미래 탄소 가격을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내부 탄소 가격 제도’ 도입을 결정했고 주요 업체의 그린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지 않고 탄소배출이 많아 중장기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에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며 “석유화학 등 연관 사업다각화와 탄소중립 관련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양대근·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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