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조현국 연세건우병원 원장
척추는 건물로 치면 기둥이다. 우리 몸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뼈대다. 하지만 온 세월 몸의 균형을 잡다 보니 나이가 들면 허리가 굽고 척추관이 좁아지는 등 소위 퇴행성 변화들이 자연스레 찾아온다.
일반적인 척추 질환의 경우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보통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 수술조차 쉽게 할 수 없었다. 수술을 위해서는 병변 주변의 피부와 근육을 절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는 경우가 있었다. 회복 또한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야 하므로 전신 마취까지 필요했다. 사실상 고령자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수술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절개를 최소화해 전신 마취 없이도 가능한 수술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척추 환자에게 주로 사용하는 수술은 양방향 내시경 수술이라고 부르는 3세대 수술법이다. 고작 수㎜ 정도밖에 안 되는 미세한 구멍 두 개를 활용해 한쪽에는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치료를 진행한다. 초고화질 내시경으로 신경과 미세한 혈관까지 자세히 보면서 통증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 제거할 수 있기에 수술 정확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절개 부위가 매우 적어 척추 주변 조직이 다칠 염려가 적고 흉터도 크게 남지 않는다. 당연히 회복에까지 걸리는 시간도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척추관협착증뿐 아니라 디스크 제거술, 협착증, 나사고정술 등 다양한 척추 질환의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수술이지만 모든 수술을 내시경 수술로 할 필요는 없다. 신경막을 절개·재건하는 수술이나 척추 종양 수술 등은 기존 절개 수술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양방향 내시경 수술은 특히 의사의 숙련도와 임상 경험이 중요하다. 수술 중 환부가 손상되는 경우 내시경은 꿰맬 수 없어 재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결리고 엉덩이가 저리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늦지 않게 받아보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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