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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주요 10개 자사고 경쟁률 5년 새 최고..."고교서열화로 학생 고통 심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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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단위 10개 자사고 경쟁률 1.82대 1
지역 단위 자사고·외고·국제고 모두 상승
정부 정책 전환·의약계열 선호 영향
"경쟁 교육으로 학생 고통만 커진다"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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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0곳의 입학 경쟁률이 5년 새 최고로 치솟았다. 윤석열 정부가 특목고·자사고 존치 방침을 밝혀 '폐교 리스크'가 사라진 데다 입시에서 의약계열 등 이과 선호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교 서열화가 강화돼 학생들의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외대부고·하나고·민사고 등...10개 자사고 경쟁률 모두 상승


종로학원은 2023학년도에 총 2,591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 전국 단위 10개 자사고에 4,720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1.82대 1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2019학년도(1.46대 1), 2020학년도(1.58대 1), 2021학년도(1.48대 1), 2022학년도(1.57대 1) 등 최근 5년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학교별로는 외대부고 경쟁률이 2.99대 1로 제일 높고 하나고(2.45대 1)와 민사고(2.05대 1) 등도 2대 1을 넘었다.

다른 자사고나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의 경쟁률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역 단위 22개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1.13대 1에서 1.21대 1로 올랐다. 전국 27개 외고의 지난해 평균 경쟁률은 0.99대 1로 미달이었는데 올해는 1.13대 1이 됐다. 국제고 8곳의 경쟁률도 지난해 1.43대 1에서 1.79대 1로 뛰었다.

정부 정책·이과 선호 현상 영향..."내신 절대평가 전환 시 선호도 더 증가"


자사고 경쟁률이 오른 배경으로는 ①자사고·외고 폐지에서 존치로의 정책 전환 ②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의약계열 선호 현상이 지목된다. 종로학원은 "정시 확대, 의약학계열 선호 현상과 맞물려 이과반 중심으로 운영되는 자사고의 인기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문과생이 지원할 수 있는 고교가 제한적이라 문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외고, 국제고 선호도 증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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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와 특목고 선호 경향은 앞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교학점제 도입 시 고교 2학년 이후 배우는 선택과목뿐 아니라 고교 1학년 공통과목부터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입시학원가에서는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특목·자사고 선호도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성적이 높은 학생이 몰린 특목고나 자사고에서 내신 점수를 잘 받는 게 지금보다 쉬워지기 때문이다.

"고교 서열화로 학생 고통 커진다" 우려


자사고의 존재감이 뚜렷해질수록 입시 경쟁의 시기가 앞당겨지고 학생들의 고통은 가중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자사고는 고교 서열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학생과 학부모를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으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고교 3학년생 2,6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영재·특목·자사고 응답자의 64%는 '학업이나 성적 때문에 불안하거나 우울한 적이 있다'고 했다. 같은 조사에 응한 일반고 학생(56.9%)보다 7.1%포인트 높은 응답률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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