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EU 정상들 공식화 관측…러·중 발칸 영향력 경계 일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전경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발칸반도 '화약고'로 꼽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차후 유럽연합(EU) 정식 회원국이 될 수 있는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
EU 일반·대외관계이사회는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 결과 보스니아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EU 정상들 모임인 이사회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이번 권고안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이슬람교), 세르비아계(정교회), 크로아티아계(기독교)가 뒤엉킨 인종, 종교 간 갈등으로 1992∼1995년 10만 명이 숨지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겪은 나라다.
국제사회 중재로 평화유지군이 투입되고 '한 지붕 세 민족' 체제로 불안한 평화를 유지했지만, 세르비아계가 다시 분리독립 움직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보스니아가 앞서 2003년 예비후보국으로 분류된 이후 2016년 EU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절차가 지지부진했던 것 역시 이처럼 복잡한 정치·경제 상황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기류가 달라진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러시아는 물론 중국이 발칸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면서 EU 내부에서는 오랜 기간 EU 합류를 희망해온 국가들을 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보스니아 역시 그중 하나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월 유럽의회 연례 보고에서 보스니아에 대한 EU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를 공식 제안했고,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러한 권고안이 나온 것이다.
EU 가입을 위해서는 신청, 공식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 정식 가입 협상 진행, 승인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보스니아 입장에서는 일단 EU 합류에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이로써 EU 후보국은 기존의 튀르키예(터키),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등 7개국에 보스니아까지 8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보스니아 직전 가장 최근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은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다.
다만 정식 가입 협상을 위해서는 집행위가 가입 요건으로 제시한 14가지 개혁 조처가 선행돼야 하므로 실제 가입이 완료되기까지는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EU의 이번 결정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더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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