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육계 가격 사상 최고치 … 치킨값 밀어올리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육계(肉鷄)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드컵 기간 중 치킨 수요 폭증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주원인이지만 생산 원가가 꾸준히 늘어난 탓에 향후 치킨 가격을 밀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육계협회가 공개한 육계 시세에 따르면 이날 중닭 ㎏당 육계 가격이 309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당 육계 가격이 3000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한 달 전(2290원)에 비해 35% 올랐고, 1년 전(1590원)보다 94% 급등했다.

가격이 최근 급등한 주원인은 월드컵 특수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경기를 비롯해 주요 경기가 야식 황금시간인 오후 10시~자정에 열리며 치킨 수요가 폭증했고, 육계 주문이 몰리며 공급난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에 중닭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로 출하되면서 육계 물량이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레 닥친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영향을 끼쳤다. 11월 말 이후 날씨가 갑자기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닭의 증체(몸무게 불리기)가 지연돼 출하까지 소요 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그만큼 매일 출하돼야 하는 육계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전남을 중심으로 확산한 AI로 지정 장소에서만 도계가 가능해지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

육계업계에선 이미 지나간 변수가 대부분인 만큼 조기에 가격이 고점에서 꺾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전방위적 물가 인상 탓에 생산원가가 크게 늘어나 향후 육계 가격이 2300~2500원 선에서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2020년부터 3년간 평균(1956원)에 비해 20~30% 높은 가격이다.

높아진 육계 가격이 시간 차를 두고 닭가공품과 치킨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AI 확산세가 겹쳐 현재처럼 높은 가격이 장기화되면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