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 등 4명 기소
“카타르, 인권 탄압국 이미지 지우려 접촉”
인권, 투명성 수호자 유럽 신뢰도 바닥에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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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벨기에 검찰은 그리스 출신인 카일리 부의장 등 유럽의회 관계자 4명을 이날 기소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안토니오 판체리 전 유럽의회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성명에서 “유럽의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유럽의회 내부의 정치적 또는 전략적 위치에 있는 제3자가 거액의 돈이나 상당한 양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브뤼셀에서 16곳을 급습, 압수수색해 현금 60만 유로(약 8억2600만 원)를 발견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수사 내용을 설명하면서 카타르를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걸프 국가’를 가리켜 “유럽의회의 경제적,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혐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는 카타르는 동성애 금지, 이주노동자 차별 등 인권문제로 늘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월드컵 개최에 앞서 월드컵을 개최할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이 늘 불거졌고, 카타르는 유럽의회에 영향력이 큰 인물을 접촉해 이같은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거액의 돈과 상당한 선물을 제공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카일리 부의장은 지난달 의회에서 알빈 사미크 알마리 카타르 노동부 장관을 만나면서 “카타르가 노동권 보호의 선두주자”라고 칭송하며, 카타르를 옹호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또 유럽의회 연설에서도 “일부 유럽의회 의원들이 카타르를 괴롭힌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형 스캔들에 유럽의회는 혼란에 빠졌다. 전 세계 인권, 민주주의, 투명성의 수호자를 자처해 온 유럽의회의 신뢰도가 바닥을 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10일 긴급회의를 거쳐 카일리 부의장의 권한을 정지시키고, 다음주 ‘카타르 국민 무비자 여행 허용’ 안건 표결도 중단시켰다.
미첼 반 훌텐 전 유럽의회 관계자는 “수년간 유럽의회는 느슨한 재정규칙과, 통제, 독립적인 감독기구도 없이 면책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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