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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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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고용 한파…한국 경제 고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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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역대 연간 최고액을 기록했다. 올해 무역은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지만, 수출 역성장 전망이 쏟아지는 내년이 본격적인 고비로 꼽히고 있다. 경기 침체 조짐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정부는 ‘수출 드라이브’에 나설 전망이다. 수출 증가세가 꺾이고, 고물가·고금리로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면서 내년 한국의 고용 시장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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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일 7시4분을 기점으로 올해 수출액이 기존 최고 실적인 6444억 달러(지난해)를 넘어섰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아직 연말까지 20일가량 남은 만큼 산업부는 연간 수출액이 68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를 비롯해 글로벌 경기 둔화, 에너지 가격 급등 같은 악재가 쏟아졌다. 그러나 한국의 무역 수치는 역대 최고치를 찍은 무역적자를 제외하면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간 무역 규모 1조 달러는 9월 14일에 달성하면서 역대 최단기(256일)를 기록했다. 수출 순위도 세계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올랐다.

하지만 내년이 무역 전선의 고비가 될 거란 신호도 빠르게 늘고 있다. 4분기 들어 수출 내림세가 뚜렷해진 게 대표적이다. 10월(-5.7%)과 11월(-14%)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번 달도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등의 여파로 실적 전망이 잔뜩 찌푸려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정책,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 등은 나아질 기미 없이 수출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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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각 기관도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2023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약 3.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수요 위축, 반도체 부진 심화 등을 이유로 짚었다. 무역수지도 266억 달러 적자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도 1일 발표한 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 수출이 4% 줄어들고 138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경제 하방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입 모두 줄어들 거란 분석이다.

내년 취업자 전망도 암울하다. 이날 주요 기관의 전망을 살펴보면 올해 대비 내년 한국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0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8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예상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79만명)의 10분의 1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증가 폭을 8만5000명으로 예상했는데, 역시 올해 증가 폭 예상치(82만명)의 11%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2020년(-22만명) 이후 최소 증가 폭을 기록하게 된다.

이런 고용 한파의 배경에는 내년 경제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자리 잡고 있다. 내년 경제 성장률을 KDI가 1.8%, 한은이 1.7%로 각각 예상하는 등 주요 기관은 내년 경제가 2020년(-0.7%) 이후 가장 크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고용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도 강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KDI·한은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취업자 수는 80만명 안팎으로 증가하는데 이는 2000년(88만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다. 올해 증가 폭이 컸던 만큼 내년에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꺾일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 억제였다면 내년은 수출 증대 등 경기 연착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가 기업 투자 촉진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수출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종훈·정진호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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