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 업계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4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 시멘트 출하량이 최대 95%가량 줄었고, 레미콘 공장률도 60~70%가량 떨어져 직격타를 입었다. 매년 운반 사업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시멘트·레미콘 업계는 반복되는 물류 차질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시멘트협회(이하 시멘트협회)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9일까지 16일 동안 지속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입은 매출 손실금액이 1188억원이라고 11일 밝혔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 6월에도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1061억원의 매출 손실을 당해 올해만 2249억원의 피해를 입게 됐다.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시멘트 업계가 입은 피해규모는 올해 역대 최대로 기록된다.
건설현장 극성수기인 9~12월 중순에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타격이 컸다. 시멘트 협회 관계자는 "업계의 1년 경영실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였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며 "비수기인 동절기(12월말~2월)를 앞두고 있어 늦어진 건설 현장 회복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일평균 출하량은 지난달 30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전까지 평균 90%가량 줄었었다.
시멘트 공급 차질로 레미콘 공장도 멈춰섰다. 전국 940여개 중·소 레미콘 공장으로 구성된 한국 레미콘 공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레미콘연합회)는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입은 추정 매출 손실이 2580억~3020억원 정도라고 가늠했다. 일평균 레미콘 공급액은 617억원 가량이며 지난 1일부터 전국 평균 가동률이 30~40%로 낮아졌다. 레미콘 업계는 하루 70만㎥(세제곱미터, 루베) 가량을 공급한다.
부산·울산·경남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기사들이 동조파업에 돌입한 지난 8일 오후 부산 남구의 한 레미콘 공장./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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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업계는 화물연대를 지지하는 건설노동조합 동조파업 영향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시멘트를 공급 받더라도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역마다 공급단 차이가 있고, 영세한 곳들이 많아서 현재 정확한 손실파악은 어렵다. 하지만 대다수의 공장들이 가동을 멈췄고, 건설현장도 관련 작업이 중단돼 피해가 컸다"고 강조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시멘트 발목을 잡고 있는 안전운임제 논의는 다시 원점이다. 시멘트 업계는 실효성 부족과 경영 어려움을 토로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화물연대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안전운임제 연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일종의 최저임금제로 3년 간 시범기한을 거쳐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이었다.
안전운임제 도입 이후 시멘트 업계가 부담한 물류비 증가분은 올해까지 3년간 1200억원에 달한다. 시멘트 협회는 "공정한 운임위원회 구성을 통해 원가산정 방식과 불합리한 부대조항 개선해야 한다. 합리적인 제도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미콘 업계도 안정적인 시멘트 공급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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