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한국과 미국 당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한 지 수개월이 흘렀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전례 없는 수준의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핵실험은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겨놓고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실제 언제 핵실험을 할 것이냐는 질문 앞에 뾰족한 답을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경고만 이어지고 예측성은 현저히 떨어지다 보니, '그래서 실제 북한이 핵실험을 언제 할 것 같으냐'는 질문이 워싱턴의 북한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농담'으로 취급되는 지경이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을 기정사실로 놓는다면 문제는 그 이후다.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는 최악의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으로 시계를 되돌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전례를 볼 때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상대가 존재하는 게임에서 변수가 상수가 되면 나머지 한쪽의 대응 방안에 따라 갈등의 파고가 결정된다.
실제 이 같은 위기 상황이 도래했을 때 미국이 어떤 카드를 꺼내드냐에 따라 긴장 국면의 강도와 지속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당면한 위기에 중국과 경쟁이라는 장기적 도전까지 마주한 미국 입장에서 북한에 할애할 자원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추가 제재 이외에 미국이 실질적으로 가용할 옵션은 많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 자체가 북한에 대해서는 사실상 버락 오바마 시절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하고 있는 것도 신중한 행보에 한층 힘을 싣는다.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며 체제 붕괴를 기다린다는 이 기본 개념을 놓고는 사실상 북한의 핵 개발만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바이든 정부는 대북 정책에 있어 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를 강조하는 기존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저명한 정치학자 조셉 나이는 최근 한 대담에서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 주목, 미국 차원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필요성을 지적했다.
북핵에 한반도 전술 무기 배치 요구까지 얽히는 복잡한 상황에서 한 수 한 수에 얹히는 무게만 한층 커지고 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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