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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임산부 아니라면 비워주세요”…지하철서 나오는 음성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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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하철 차량 임산부 배려석 위에 안내 센서 설치

한 남성, 앉았다가 안내 음성 나오자 황급히 이동하기도

광주도시철도공사 “시범적 운용…추후 공식화여부 결정”

세계일보

임산부 배려석 위에 부착된 센서. 광주 도시철도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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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가 아니시라면 자리를 비워주시기를 바랍니다”

한 남성이 광주 지하철 차량 임산부 배려석에 앉자 음성으로 나온 안내 문구다.

최근 광주 도시철도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임산부 배려 문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9월 지하철 차량 2대에 2개씩, 모두 4개 임산부 배려석 위에 적외선 센서를 설치했다.

광주 지하철은 4량으로 편성돼 총 8개 임산부 배려석이 있는데, 이 가운데 2좌석에 시범 설치했다.

센서를 통해 승객 착석을 감지하면 곧바로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셨습니다. 임산부가 아니시라면 임산부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닌 승객이 자리에 앉았다가 해당 안내 문구를 듣고 쑥스러워하며 일어나는 모습도 목격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산부 배려석 근황’이라는 글과 함께 적외선 센서가 부착된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은 “저거 언제 생겼지?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위에 감지센서가 생겼다”라며 “방금 한 남자가 앉자마자 음성 메시지가 나와서 사람들 시선이 확 쏠리니까 눈치를 보면서 당황하더니 허겁지겁 도망쳤다”라고 전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은 ‘정말 좋은 방법이다’, ‘임산부 아니면서 모른 척 앉아 있던 사람들이 불편했는데 잘했다’, ‘임산부 배려석이라지만 얼마나 배려를 안 하면 저런 것까지 나왔는지 참 씁쓸하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배려석이 언제부터 전용석이 된 거냐’, ‘임산부가 보이면 비켜주면 되는데, 왜 멀쩡한 자리를 비워둬야 하냐’, ‘예산낭비 아니냐’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임산부 배려 정책을 고심한 끝에 시범적으로 운용해보기로 했다”며 “시민 반응, 여론을 파악해 공식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임산부 배려석은 지난 2009년 서울시가 처음 시내버스에 도입한 정책이다. 2013년 서울 지하철을 시작으로 전국 지하철로 확산됐다. 분홍색 좌석으로 눈에 잘 띄게 표시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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