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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모든 조연에게 박수를"…볼거리 가득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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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996년 국내 초연 후 26년째 '롱런'…쇼뮤지컬 대명사

'앙상블' 유낙원·이주순, 이번 시즌 주역으로 발돋움

뉴스1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모습. (CJ ENM,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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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페기 소여, 넌 이제 스타의 길로 들어섰어. 혹시 알아? 앞으로 오디션을 볼 수많은 코러스 걸들이 '언젠가 나도 페기처럼 유명한 스타가 돼서 무대 위에 설 거야'라고 말하게 될지. 난 네가 그들이 원하는 그런 스타로 남아주기를 바라. 소위 브로드웨이 42번가라고 하는 저 찬란하지만 험난한 계곡을 밝게 빛내줘. 너의 재능, 힘, 젊음을 마음껏 펼치면서 말야."

'눈부신 조명 아래 화려한 차림의 무용수들. 그리고 그들이 선사하는 탭댄스 군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상연 중인 쇼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국내에선 1996년 처음 무대에 오른 뒤 26년간 꾸준히 공연될 만큼 익숙한 작품이지만, 여전히 풍성하고, 화려한 볼거리가 눈을 사로잡는다.

1930년대 불황기 미국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앙상블 배우인 '페기 소여'가 주연 스타로 성장하는 이야기. 전개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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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모습. (CJ ENM,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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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는 뮤지컬 '프리티 레이디'를 올리고, 왕년의 스타 '도로시 브록'은 재력가 남자친구를 앞세워 주인공 역을 따낸다. 하지만 도로시 브록은 다리를 다치고, 코러스 걸이었던 페기 소여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이쯤이면 다른 코러스 걸의 시기·질투가 등장할 법도 하다. 그런데 뛰어난 탭댄스 실력을 갖춘 페기 소여는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를 받는다.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도로시 브룩 마저 멘토로 변신한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다. 다소 진부할 수 있으나 그만큼 쉽고, 분명한 메시지가 있어 관객들의 마음을 쉬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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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배우 유낙원. (CJ ENM,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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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시대적·공간적 배경도 이질적이지 않다.

경제 위기로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장면에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공연계의 모습이 스친다. 투자자의 입맛에 따라 작품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연출가, 주인공으로 도약하고자 땀 흘리는 조연들의 모습 또한 오늘날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특히 2018년 작품에서 앙상블로 출연했던 배우 유낙원이 이번 시즌 주역인 페기 소여를 연기한다는 점은 작품 속 스토리와 닮았다. 2017년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이주순도 떠오르는 뮤지컬 스타 '빌리 로러' 역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다만 풍부한 뮤지컬 음악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작품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탭댄스로 이를 메운다. 공연은 내년 1월15일까지.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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