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철회 총투표 결정되자 돌연 “3년 연장 무효”
윤 대통령 지지율, 파업 국면에서 상승 중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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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지속 여부에 대한 화물연대 조합원 투표를 몇시간 앞두고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제안은 이미 무효”라고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화물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중재안(운임제 3년 연장+품목확대 논의 기구 설치) 수용을 전제로 조합원 투표에 나서는 것인데, 주무부처 장관이 “중재안은 효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기때문이다. 조합원 투표에서 총파업 철회가 가결되지 못할 경우 원 장관은 이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원 장관은 9일 오전 1시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11월 22일 정부·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위해 제안한 적은 있으나, 화물연대가 11월 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하였기 때문에 그 제안은 무효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가 지난 8일 밤 파업 철회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뒤 불과 2시간 여만에 이같은 글을 작성해 올렸다. 이를 감안하면 원 장관의 글은 화물연대가 투표를 통해 파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해도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9시쯤 원 장관의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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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민주당 중재안 수용을 전제로 파업 철회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투표를 하기도 전에 원 장관이 중재안의 의미가 없다고 선언하면서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원 장관의 주장대로라면 화물연대는 파업을 풀고 복귀해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때문에 파업을 철회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총투표가 결정되기 전까지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8일 국토부 백프리핑에서 김수상 교통물류실장은 “3년 연장안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6~7차례 질문에 “업무 복귀가 먼저”라는 답변만 반복한 채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당일 밤늦게 총투표를 결정하자 원 장관이 “3년 연장안은 무효”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원 장관이 어떤 의도로 이같은 글을 올렸는지는 불확실하다. 원 장관은 같은 페북글에서 “국가경제에 심각한 피해와 국민불편을 16일 동안이나 끼치고, 운송개시명령이 두 차례 발동되고 나서야 뒤늦게 현장 복귀가 논의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오늘 총투표에서 화물연대 구성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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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화물연대 파업 국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8일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1.5%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가 40%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첫째주 조사(42.7%) 이후 5개월 만이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대해 “최근 화물연대 파업 등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고수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특히 충청권과 20대·60대 이상 지지층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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