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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신한금융 차기 회장에 ‘고졸 신화’ 진옥동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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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36년 만에 그룹 사령탑 올라

3연임 유력했던 조용병 전격 용퇴

진 내정자 “내부통제-고객보호 중점”

금융권 수장 교체 바람 거세질 듯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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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에 진옥동 신한은행장(61)이 내정됐다. 신한금융 내 ‘일본통’인 진 내정자는 조용병 현 회장(65)이 무난하게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고졸 행원으로 신한은행에 입사한 지 36년 만에 그룹 사령탑에 올랐다.

조 회장은 세대교체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 등을 이유로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한금융의 ‘깜짝’ 회장 교체로 연말연초 금융권의 수장 교체 바람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상고 출신 일본통’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 이끌어

동아일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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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8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진 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이날 압축 후보군(쇼트리스트)에 오른 조 회장과 진 내정자,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62)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직전 조 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진 내정자가 사외이사 전원의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진 내정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임기 3년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회추위는 진 내정자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축적한 경험, 특유의 유연한 리더십 등을 높이 평가했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진 내정자는 1980년 IBK기업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첫발을 들인 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옮겼다. 2008년부터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장, SBJ은행(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 법인장 등을 맡아 SBJ은행의 출범과 성장을 이끌었다. 이어 2019년부터 신한은행장을 맡아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끄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진 내정자는 일본에서만 14년 넘게 근무한 일본통으로, 신한금융 지분 15∼20%를 보유한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내정자는 회추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100년 신한을 위해 바닥을 다지라는 뜻으로 큰 사명을 주신 것 같다”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통해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내부 통제와 고객 보호 등의 과제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 금융권 ‘수장 교체’ 바람

조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모펀드 사태로 고객들이 피해를 많이 봤고 직원들도 징계를 받았다. 책임지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땐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는 게 조직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인사 외풍’의 영향을 덜 받는 신한금융이 회장 교체를 전격 결정하면서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다른 금융사들의 인사 폭도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NH농협금융지주는 손병환 회장의 연임 대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63) 선임이 거론되고 있다. 인사권을 가진 농협중앙회가 새 정부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관료 출신 회장 교체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암묵적인 사퇴 압박을 받고 있고 윤종원 기업은행장 후임에도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성’을 강조한 것이 CEO 인선 작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대폭의 금융권 인사 교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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