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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어 최고점 15점 하락···이과생 '문과 침공' 재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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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수능 결과 발표

국어, 작년보다 난도 낮아져 134점

만점자 28명서 371명으로 늘어

수학은 145점···국어와 11점차

"수학 강한 이과생 교차지원 유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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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무려 15점이나 낮아진 데 반해 수학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학 입시에서 수학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 고득점에 유리한 이과 수험생들이 상위권 대학 인문 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 역시 지난해에 이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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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11점 차=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34점으로 지난해의 149점보다 무려 15점이나 낮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높아지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낮아진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경우 2005학년도 수능 이후 표준점수가 가장 높았던 2019학년도(150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을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는데, 올해 국어는 지난해보다 상당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8명에 불과했던 만점자도 올해 371명으로 늘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5점으로 지난해(147점)보다는 떨어졌지만 하락 폭이 2점에 불과했다. 오히려 만점자는 지난해 2702명에서 올해 934명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됐으나 최고 난도의 이른바 ‘킬러 문항’에 고전한 상위권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1등급 커트라인의 경우 국어 126점, 수학 133점으로 지난해(국어 131점·수학 137점)보다 낮았다.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지난해 2점에서 올해 11점으로 벌어지면서 올해 입시에서는 수학의 영향력이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이 실시되면서 국어·수학은 선택과목 체제로 치러졌는데 함께 도입된 새 표준점수 산출 방식에 따라 주로 이과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인 ‘미적분’과 ‘기하’의 표준점수가 문과생이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득점에 유리해진 이과생이 주요 대학 인문 계열에 교차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지난해 입시에서 발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에서 만점을 받고도 수학 상위권에 뒤처지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등 올 수능은 수학에 절대적으로 기울어진 시험”이라며 “수학에 강한 고득점 이과생이 문과 교차 지원 시 지난해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7.83%(3만 4830명)로 지난해(6.25%)보다 소폭 늘었다. 다만 지난해 영어가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래 2019학년도(5.3%) 이후 두 번째로 1등급 비율이 낮을 정도로 어렵게 출제된 만큼 이번 수능 역시 마냥 쉽게 출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2등급과 3등급은 지난해 21.64%, 25.16%에서 올해 18.67%, 21.75%로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중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탐구 매우 어려워···변수로 작용할 수도=올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돼 입시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사회탐구의 경우 대부분의 과목이 지난해에 비해 어려웠다. 지난해에는 사회·문화와 윤리와 사상이 표준점수 최고점 68점으로 가장 높았는데 올해는 정치와 법이 74점을 기록해 6점 올랐다. 이 밖에 경제,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등 4과목도 표준점수 최고점 72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사회탐구 표준점수 최고점을 웃돌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어려웠던 사회탐구가 일정한 변별력을 확보해 정시에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미적분·기하+과학탐구’ 선택자의 인문 계열 지원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학탐구 역시 지난해만큼 어려웠다. 지난해의 경우 지구과학Ⅱ가 77점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았는데 올해는 화학Ⅰ이 75점으로 가장 높았다. 나머지 과목 중에서는 지구과학Ⅱ(67점)를 제외하고는 70~73점의 분포를 보였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44만 7669명이며 재학생은 30만 8284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3만 9385명이었다. 재수생 비율은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가장 높은 31.1%를 기록했다. 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 수능에서 졸업생은 재학생에 비해 국어·수학과 영어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과 1·2등급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강세를 이어갔다.

개인별 성적 통지표는 9일 배부되며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29일부터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본인의 수능 성적 중에서 어떤 영역이 유리한지를 잘 분석해서 가장 유리한 수능 반영 조합을 찾아 지망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수능 반영 지표 중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도 잘 확인해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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