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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위믹스 결국 국내 4대 거래소에서 퇴출…투자자 손실도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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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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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통화 위믹스(WEMIX)가 8일 결국 국내 4개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일부 해외 거래소에서도 위믹스를 상장폐지하기로 했다. 위믹스 상장폐지에 따른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위믹스 가격은 추락했고 발행사 위메이드의 주가도 덩달아 급락했다.

가상통화 시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는 이날 오후 3시53분 기준 74.93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오후까지 800~900원을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 났다. 지난해 한때 3조5000억원에 달했던 위믹스 시가총액은 700억원 내외로 주저앉았다.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 주가도 폭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전날보다 20.29% 떨어진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맥스(-20.50%)과 위메이드플레이(-4.29%)도 급락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송경근)는 위메이드가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막아달라며 국내 4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발행사가 공시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위믹스는 예정대로 이날 오후 3시부터 4개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출금은 업비트는 내년 1월7일 자정까지, 빗썸은 내년 1월5일 오후 3시까지, 코인원은 올해 12월22일 오후 3시까지, 코빗은 올해 12월31일 오후 3시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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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위믹스 가격 추이 | 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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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위믹스 휴지 조각됐다”


위메이드는 본안 소송을 통해 4개 거래소의 위믹스의 상장폐지 결정이 정당했는지 다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상장폐지되면서 위믹스 투자자들의 손실도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 투자자들로 구성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매수한 위믹스는 휴지조각이 됐고, 손절도 의미가 없는 상태라 지갑에 처박아두고 있다” “잠도 못자고 멍하니 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위메이드가 투자자들을 생각해 보상해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건 어려워 보인다”며 “앞으로 위메이드는 본안 소송에서 싸우거나, 해외 거래소에 치중하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 투자자들로 구성된 ‘위믹스 사태 피해자 협의체’는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닥사·DAXA)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옥다혜 법무법인 미션 변호사는 “투자자들이 소송을 해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며 “가상통화는 위험자산이고 규제가 완비되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보호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없는 시장은 투자자 피해를 보기 쉬운 시장이라는 인식이 이번 계기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거래소 OKX도 위믹스 상장폐지


일부 해외 거래소도 위믹스를 상장폐지했다. 해외 거래소 오케이엑스(OKX)는 공지를 통해 위믹스의 현물 거래, 무기한 선물 계약, 마진 거래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해외 가상통화 거래소 후오비(Huobi)는 위믹스 거래창에 “위믹스는 위험도가 높은 가상통화”라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국내 4개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퇴출되더라도 해외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겠다던 위메이드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 주가도 폭락…P2E 게임 업계 타격 예상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대표 주자였던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통화가 상장페지되면서 P2E 게임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P2E 게임의 전제 조건은 가상통화에 대한 신뢰인 만큼 위믹스 상장폐지는 업계에 치명적일 것”이라며 “위메이드에서 유통량 문제가 드러나다보니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투자자 신뢰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삼프로TV에 출연해 법원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던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오전 삼프로TV 출연을 돌연 취소했다. 삼프로TV는 “위메이드 측이 ‘장 대표의 심신이 불안한 상태여서 인터뷰가 불가하다’고 오늘 아침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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