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정부 합동 브리핑 |
(서울=연합뉴스)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가 보름째로 접어든 8일 정부가 철강·석유화학 업종 운송거부자에 대해서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에 대한 첫 업무개시명령에 이은 추가 압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임시 국무회의에서 "물류가 멈추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 경제와 민생으로 되돌아온다"며 "특히 철강·석유화학 제품 출하 차질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핵심 산업으로 확대돼 우리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명령 발동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또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 정부는 불법에 타협하지 않고 그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라고도 했다. 화물연대 파업을 범죄행위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법대로' 처리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시멘트 분야 화물차주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이후 주요 항만의 화물 반출입량과 시멘트 출하량은 회복 추세지만 정유·철강 분야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고 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철강·석유화학 업종 운송거부로 2조6천억원 규모의 출하 차질이 발생했다고 했다. 수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실물 경제 침체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물류마저 차질을 빚으면 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 자명하다. 민주노총이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하고 정치 투쟁 성격의 강경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데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상승한 것도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원칙적 대응이 여론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경제와 국민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은 갈수록 지지기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정부의 강경 조치가 발표된 직후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정부 여당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지난달 22일 당정 협의를 통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더 연장하는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 민주당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국가 경제를 뒤흔드는 중대 현안이 불거졌는데도 여야 논의가 실종됐다는 지적에 뒤늦게나마 민주당이 입장을 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품목을 기존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차량에서 더 확대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정부 여당과는 달리, 민주당은 국회 국토위 산하 여야 합의 기구를 동수로 구성해 적용품목 확대를 논의하자고 제안해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하지만 파국을 막으려면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노정 간 갈등 조정에 나서야 한다. 파업의 명분으로 내건 '안전운임제'의 입법 논의에 맞춰 화물연대도 현행법에서 불법으로 간주한 집단 운송거부를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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