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에어태그 탓에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애플 제소
한국은 지도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제공돼 미국과 상황 달라
에어태그.[사진=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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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에어태그는 애플이 작년에 선보인 블루투스 기기다. 소지품에 부착해 해당 물품을 분실했을 때 아이폰 등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추적 장치다. 바둑알처럼 생긴 디자인에 무게는 11g이다. 에어태그가 걸려 있는 소지품을 찾으려면 에어태그의 소리 울림을 설정하면 된다. 집 안에서 차 키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자주 잃어버린다면 아주 유용한 물건이다.
핵심 기술은 UWB(Ultra Wideband·초광대역 무선통신)이다. UWB는 기존 주파수 대역에 비해 넓은 대역에 걸쳐 낮은 전력으로 대용량 정보를 전송한다. 위성 GPS도 지도에서 위치를 찾을 수 있지만, 실내의 정확한 위치까지는 알기 어렵다. 블루투스 기반의 위치 감지는 2초가 걸리지만 UWB는 천 배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에어태그가 미국에서 스토킹 도구로 쓰이면서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인 여성 A씨와 B씨는 에어태그 때문에 각각 전 남자친구와 별거 중인 남편이 자신들의 위치를 추적해 피해를 봤다며 지난 5일 애플에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이들은 또 에어태그로 인한 추적이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는 한 여성이 에어태그를 이용해 자신을 추적해온 전 남자친구가 쏜 총에 맞았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한 여성이 전 남자친구 차에 에어태그를 설치한 뒤, 차로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일본 아이치현에서는 경찰의 수사 차량에서 에어태그가 발견되기도 했다. 해당 차량은 마약이나 폭력조직 사건을 맡는 경찰들이 타는 차로 알려졌는데 일본 경찰은 누군가가 수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에어태그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애플은 에어태그가 스토킹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알림 기능을 탑재했다.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연결되지 않은 에어태그가 사용자를 따라다니면 아이폰으로 알림을 준다. 그러나 갤럭시 태그가 붙어있다면 알 길이 없다. 에어태그는 애플 기기하고만 연동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구글 지도의 경우 한국 지도는 여러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에어태그를 이용한 위치 안내는 애플의 '나의 찾기'를 통해 가능한데 이 기능은 한국 지도를 불러오지 못한다. 현행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 없이 국내 지도 데이터를 국외(해외기업)로 반출할 수 없는 까닭이다. 국내에서 에어태그를 이용한 스토킹은 불가능하다.
이현정 기자 hyun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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