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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檢 "문제 알고 시험 본 것과 같아"… 유동규, ‘위례 공모 특혜’ 혐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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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의혹’ 첫 재판

비밀 빼 민간 선정되도록 한 혐의

檢 “문제 알고 시험 본 것과 같아”

정영학·前성남도개공 팀장은 부인

남욱 측도 “배당 이득 취한 바 없다”

이재명 “檢, 남욱 연기 지도 하는듯”

南 “캐스팅한 분이… 영화 아닌 다큐”

김용 “정치검찰 목표는 李 죽이기”

‘대장동 닮은꼴’로 불리는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첫 재판이 열렸다. 대장동 사건과 함께 위례신도시 사건에도 연루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혐의를 부인했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이들의 새로운 폭로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세계일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7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1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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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7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 주지형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장 등 5명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유 전 본부장 등은 2013년 11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사업 공모 일정, 사업 타당성 평가 내용, 공모지침서 내용 등 공사 내부 비밀을 빼내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재판에서 “학생이 미리 시험 문제를 알게 된 경우와 마찬가지”라며 “유 전 본부장, 주 전 팀장은 민간업자들이 원하는 대로 공모지침서 내용을 만들어주고 미리 전달받은 민간업자들은 원하는 대로 이 사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변호사가 참여했을 때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변호인 없이 홀로 재판에 출석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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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주 전 팀장 측은 “공소사실을 공모하지 않았고 직무상 비밀을 이용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정 회계사 측도 “부패방지법에 공직자들로부터 비밀을 전달받아 이를 이용한 상대방의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업자들을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부인했다. 남 변호사 측도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남 변호사는 2013년 보유 주식을 정재창씨에게 양도해 배당 이득을 취한 바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씨 측은 사실관계 파악이 되지 않았다며 다음 재판에서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위례신도시 사업은 개발 방식과 사업 구조 등에서 대장동 사업과 유사하게 진행돼 대장동 판박이 사업이라고 불린다. 두 사업 모두 성남도개공이 주도해 민관 합동 방식 개발로 이뤄졌고, 새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과 자산관리사가 사업을 이끌었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는 위례신도시 의혹으로도 법정에 섰다.

세계일보

남욱 변호사가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1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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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변호사는 이날 재판을 마친 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다 취재진이 검찰과 남 변호사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캐스팅하신 분께서 ‘발연기’를 지적하셔서 너무 송구스럽다”며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고 다큐멘터리”라고 맞받아쳤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에 제가 ‘검찰이 참 창작 능력이 형편없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고, 연기 능력도 형편없다 싶었는데 지금 보면 연출 능력도 아주 형편없는 것 같다”며 “남욱씨가 연기를 하도록 검찰이 아마 연기 지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검찰의) 연출 능력도 아주 낙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김용이 동지들께’라는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공개된 자필편지에서 “군사작전 하듯 체포와 구금, 조사·구속이 3일 만에 이뤄지는 데는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 파괴라는 정치검찰의 목표가 있음을 금방 알 수 있었다”며 “재판정에서 당당하게 정치검찰과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미영·최형창·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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