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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애플페이 진짜 온다…잡을까 말까, 계산기 두드리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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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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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페이 홈페이지 캡처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애플페이 출시 이후 초기 파급력과 향후 애플페이 참여 여부 등을 놓고 득실을 따지느라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모양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애플페이 약관 심사를 마무리했다. 다만 금감원은 서비스 개시까지 추가로 살펴볼 내용이 있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초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가 단독 서비스 지원사로 나선다.

카드업계의 대응 움직임도 분주하다. 다른 카드사들은 애플페이가 당장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아이폰 사용자 중 현대카드 이용자만 쓸 수 있는 데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애플페이를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NFC 결제 단말기를 가맹점에 새로 깔아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약 290만 가맹점 중 NFC 기능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가 보급된 곳은 전체의 10%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카드는 우선 대형마트 등 대형 가맹점 위주로 애플페이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드업계는 서비스 출시 초기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이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특히 미래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들은 아이폰 선호도가 높다. 애플이라는 브랜드 가치 외에도 미래 고객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애플페이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이 약 34%에 달하는 만큼 애플페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고민은 애플페이와 현대카드의 배타적사용권 계약 기간 종료 이후 애플페이에 참여하느냐 여부로도 향한다. 그동안 간편결제 시장에서 소외됐던 아이폰 이용자들을 붙잡기 위해선 애플페이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실속을 따져보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어서다.

우선 수수료 문제가 가장 크다. 애플페이는 전세계에서 카드사들에 매출액의 0.1~0.15%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업계에선 현대카드에도 같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가뜩이나 가맹점 수수료율 규제로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카드사들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애플페이는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 기반의 단말기를 적용한다. EMV는 비자, 마스터카드, 유로페이 등이 모여 만든 NFC 결제 표준이다. 즉 카드사들은 비자 등에 EMV 이용료까지 추가로 내야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애플페이 출시가 궁극적으로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애플페이에 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을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 축소나 높은 연회비 등의 방식으로 고객에 전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카드업계는 애플페이 참여로 인한 타 간편결제 서비스와의 형평성 문제도 우려한다. 현재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사업자는 카드사에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삼성페이가 소액의 라이선스비만 받고 있을 뿐이다. 애플페이에 수수료를 내면 다른 페이사들도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선 현대카드와 애플페이의 배타적 사용권 계약 종료 이후 카드사들이 곧바로 애플페이와 계약을 체결할지는 미지수"라며 "실제 서비스 이후 고객 반응과 서비스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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