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미국, IRA로 우리를 EU보다 차별할 가능성 없어"

안덕근 본부장 "미, 구체적 해결 방안 아직 없어"
김한정 의원 "미 의회, 연내 IRA 법 개정 무망"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4일 미국 워싱턴 레이건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을 불러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협의차 미국을 방문 중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의 한국과 유럽연합(EU) 차별 대응 가능성을 부인했다.

안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협상을 하면서 거듭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소한 한국에 대한 대우가 유럽에 비해 불리한 부분은 없도록 하겠다는 확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RA에 있어서) EU에 비해 차별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IRA 문제점을 지적하고 1일 미ㆍ프랑스 정상회담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세한 결함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또 5일 EU와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열어 IRA 논의를 시작하면서 미국의 EU 의견 우대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안 본부장은 또 “IRA가 내년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 시행 세칙 마련에 마지막 피치(속도)를 올리는 상황”이라며 “백악관, 재무부,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과 그간 협의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 이익을 최대화하고 특히 현대차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지막 협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 미국이 들고 나온 건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ㆍ국회 합동대표단으로 함께 미국을 방문한 윤관석(더불어민주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측 면담 결과) 문제의 심각성이나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는 갖고 있다”면서도 “최근 (미국) 통상정책 방향이나 이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미중 간 전략적 경쟁 과정에서 조금 더 자국 산업을 우선하는 보호주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의회를 두루 접촉한 결과 한국에 불리한 차별적 조항을 개선하기 위한 (연내 IRA) 법 개정은 사실상 무망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뜻을 모으고 정부 대표까지 나서 함께 미국 의회 인사들을 만나 IRA 문제점을 지적하고 차별 해소를 호소한 것에 대해 미국 의회도 의미 있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미한 대표단은 4일부터 이날까지 톰 카퍼 상원의원과 돈 바이어 하원의원 등 IRA를 다루는 상원 재무위와 하원 세입위 의원 7명을 만났다. 안 본부장은 8일 캐서린 타이 USTR 대표 등을 면담할 예정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