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은 감산 움직임…동조파업에 일부 공사현장 멈춰
광양제철소 오가는 화물차 |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 2주째인 7일 파업 동력이 약화하면서 물류 흐름은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철강 제품 출하가 일부 재개됐으며 기름이 동난 주유소 수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다만 건설노조가 전국 각지에서 동조 파업에 나서면서 건설 현장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의 물류 차질도 계속됐다.
◇ 철강업계 제품 출하 시작…기름 동난 주유소 감소
경북 포항철강산업단지에 있는 현대제철·세아제강·동국제강 등은 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공장 주변에 쌓아두다가 이날부터 일부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비노조원을 중심으로 1일 계획량의 50%를 출하하기 시작했고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이날부터 일부 제품을 출하했다.
광양제철소 안에 쌓여 있던 철강도 이날 오후부터 일부 반출되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 이후 제철소에는 매일 1만7천t가량의 철강이 반출되지 못한 채 쌓여 왔다.
제철소 측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일부 복귀하면서 화물 운송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파업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진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출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기름이 동난 전국 주유소는 지난 5일 96곳에서 6일 81곳, 이날 78곳으로 줄었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는 운송 차질로 인해 생산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으면서 감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체별 또는 제품별 차이는 있으나 전체로 보면 현재 출하량은 긴급 물량을 중심으로 평소 대비 20% 수준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철강·정유·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분야의 손실액이 3조5천억원에 이르고 있다"며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정부는 오는 8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시멘트에 이은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추가 업무개시명령 대상은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단양 시멘트공장에 배치된 경찰 |
◇ 항만 반출입량 파업 전 수준…시멘트 출하량도 회복
전국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화물 반출입량은 파업 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남 광양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3천76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평시 반출입량(3천400TEU)을 초과했다.
화물연대 광양 지역 조합원들은 전날 광양항 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화물 차량을 치우고 현장에 복귀했다.
평택·당진항의 전날 물동량이 평상시의 91%가량으로 대부분 회복된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 집계한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1일 화물 반출입량은 1만5천88TEU로 파업 전인 지난 10월 하루 평균 1만3천229TEU보다 많았다.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장치장의 포화 정도를 의미하는 장치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78.7%로 지난 10월 평균 76.3%와 큰 차이가 없다.
부산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회복되는 추세다. 장치율은 68.6%로 평시 68% 대비 큰 변화는 없었다.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ICD)도 파업 초기보다 드나드는 차량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이날 의왕ICD 가용차량은 전체의 20% 가까운 수준으로, 파업 이후 가용차량 비율이 대부분 한 자릿수에 머물던 것과 대비된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뒤 시멘트 화물차주들도 속속 운송을 재개하면서 출하량도 회복세를 보였다.
전날까지 시멘트 분야 운송사 33곳 가운데 19곳, 차주 824명 가운데 492명이 운송을 재개한 상태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화물연대가 시멘트 공장에 투쟁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화물연대는 이날 시멘트 공장이 몰려있는 충북 단양에서 총력 투쟁을 전개했으며 당분간 집중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성신양회 단양공장 정문과 후문에서 조합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철회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선전전을 벌였다.
시멘트 수송을 위해 공장을 드나드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등 차량을 멈춰 세운 채 운전자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며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와 단양공장 주변에 820여명의 경비인력을 배치했다.
행진하는 화물연대 |
◇ 건설노조, 화물연대 파업에 동참…일부 건설 현장 스톱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건설노조가 전국 각지에서 동조 파업에 나서면서 작업이 중단되는 건설 현장이 나오고 있다.
울산 지역에서는 아파트·도로건설·산업단지 등 공사현장 110여곳 중 36곳에서 콘트리트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 5일부터 콘트리트 타설 노동자들이 화물연대 동조 파업에 나선데다 오는 8일부터는 건설기계노조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조합원들도 파업할 예정이라 콘크리트 수급에 차질을 빚는 현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 지역 레미콘 조합원은 600여명, 콘크리트펌프카 조합원은 100여명으로 전체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기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도 공사현장 335곳 중 24곳(7.3%)의 작업이 중단됐고 68곳(20.2%)은 일부 공정이 중단된 상태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와 건설노조 경남건설기계지부도 화물연대 파업에 동조하는 건설노동자들이 8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경남권 건설노조 조합원은 레미콘·펌프카·크레인·지게차 등을 중심으로 18개 시·군 2천500여명 정도다.
이 중 콘크리트를 운반하는 레미콘과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펌프카 중심으로 동조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건설노조 동반 파업으로 경남에서는 아파트 건설 현장과 정부·지자체 발주 건설·토목 현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차지욱 강수환 김솔 권정상 김근주 나보배 손대성 강태현 김재홍 이정훈 홍현기 기자)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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