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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가짜뉴스 없애려면 포털이 언론사로서 책임·의무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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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단체들, '미디어 위기·정상화' 주제 세미나

이상근 교수, '공룡 포털과 가짜뉴스' 발표할 예정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독소로 꼽히는 ‘가짜뉴스’(fake news)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형 포털사이트의 책임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디어 관련 학술회의에서 제기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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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이들은 사실(fact)과 거짓(fake)을 구분하려 들지 않고 가짜뉴스를 진짜로 믿어 버린다.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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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미디어미래비전포럼’에 따르면 이 포럼을 비롯한 국내 미디어 관련 6개 단체가 오는 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리인벤트시대 미디어 위기와 정상화’를 주제로 창립 1주년 기념 및 2022년도 송년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선 이상근 서강대 게임·평생교육원장(경영대학 교수)이 발제자로 나서 ‘공룡 포털과 가짜뉴스’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행사를 앞두고 미리 공개된 이 교수의 발표문에 의하면 가짜뉴스 확산의 핵심 원인은 이른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이는 자신의 견해 또는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현상을 뜻한다. ‘내로남불’로 상징되는 문재인정부를 거치며 사회가 완전히 양분화한 한국의 경우 확증편향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진보 진영에 속한 이들은 보수 성향 매체의 보도를 믿으려 하지 않고, 보수 진영에 속한 이들은 진보 성향 매체가 내놓는 기사를 무시한다. 그러다 보니 맞는 내용의 보도나 기사도 가짜뉴스로 치부되거나, 명백히 틀린 허위사실이 어엿한 뉴스로 대접받으며 널리 퍼지는 한심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 교수는 이러한 그릇된 현실을 “가짜뉴스 여부조차 메시지에 담긴 주장의 진위를 검증하여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신념에 비추어 유리한 정보는 신뢰하고 불리한 정보는 가짜뉴스로 치부해 버리는 편향적 정보처리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이른바 ‘적극적 오인자’를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적극적 오인자란 틀린 지식을 바탕으로 공적 영역에서 눈에 띄게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잘못된 정보를 옳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서 사람들의 신념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공신력 있는 정보원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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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지식을 바탕으로 공적 영역에서 눈에 띄게 활동하는 이른바 ‘적극적 오인자’들은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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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오인자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 사람들은 사실에 기반한 정확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는 다른 의견을 갖고 또 다르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고 신념을 강화해 나가며 극단화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이때 가짜뉴스의 진위 판단은 그 뉴스가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가보다, 그 뉴스가 얼마나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가에 따라 내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흔히 ‘공룡’으로 불리는 네이버, 다음 등 거대 포털이 문제가 된다. 온라인 공간에서 뉴스는 복제를 거쳐 블로그나 카페에 무차별적으로 게재된다. 이미 가짜뉴스로 판명나 정작 뉴스 게시판에선 삭제된 콘텐츠가 블로그나 카페에선 버젓이 살아 있으면서 검색이 된다. 이렇게 가짜뉴스를 블로그로, 카페로 퍼나르며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것도 적극적 오인자들의 몫이다. 이미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뉴스 소비자들은 포털에서 계속 검색되는 가짜뉴스를 보며 “역시 맞는 내용이라니까” 하고 그대로 믿는다.

이 교수는 가짜뉴스의 해결 방안으로 포털의 스스로의 개혁과 그에 대한 규제 강화를 제시한다. 그는 “포털의 반복적 재생산으로 여전히 가짜뉴스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이 존재한다”며 “그러므로 이제 포털도 언론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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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서강대 게임·평생교육원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번 세미나는 이 교수 외에도 이인철 변호사(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공정한 공영방송’을 주제로 발표한다. 세미나의 좌장은 김장겸 전 MBC사장이 맡고 발제자들의 발표 후 박영환 KBS시청자센터 기자, 오정환 MBC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이홍렬 공정언론국민연대 언론감시단장, 황대일 연합뉴스 선임기자, 서종렬 세종텔레콤 부회장, 김도연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송영희 전 KT 미디어본부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도 벌인다. ‘미디어미래비전포럼’ 구종상 상임대표는 개회사에서 “여전히 구태에 머물고 있는 미디어 시장의 재구조화를 위해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연대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방송통신 미디어 거버넌스와 관련한 법과 제도를 조속히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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