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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연내 도입 무산… ‘자동차보험’ 놓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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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대형 IT기업, 이른바 ‘빅테크’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연내 도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을 포함시킬 지를 두고 보험업계와 빅테크 업체들이 좀처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도 서비스가 시작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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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내부 전경./금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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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빅테크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인데, 손해보험사들이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양 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해 올해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6일 전했다.

그는 “자동차보험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IT 업체와 보험사들의 이견이 많다”며 “연내 결론을 내더라도 혁신 서비스 신청 절차 등을 감안하면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범은 내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보험사별 보험료와 보장내용 등을 비교하고 가입 방법 등을 안내하는 서비스다. 당초 금융 당국은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범운영을 거쳐 늦어도 올해 말에는 제도화한다는 계획이었다.

빅테크 기업들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 이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대형 손보사들이 막고 있다는 주장한다. 현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 손보사가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빅테크 플랫폼에 서비스하겠다고 나서는 펫보험, 골프보험, 여행자보험과 같은 미니보험은 상품마다 가격 차이가 미미해 소비자 입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며 “많은 소비자가 존재하고 각 회사와 상품 별로 가격 차이가 큰 자동차보험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앙꼬없는 찐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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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옥./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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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험업계는 빅테크 기업들이 이용자가 많은 자동차보험을 통해 수수료 장사를 하고, 결국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값을 주고 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의 CM채널(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자동차보험 가입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30%를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미 보험사별로 플랫폼이 활성화된 상황에 빅테크 플랫폼까지 들어간다면 수수료 증가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 등 원수보험사 뿐 아니라 보험대리점업계도 ‘설계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명분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반대하면서 수 차례 대규모 집회를 연 바 있다.

자동차보험과 함께 보험사가 플랫폼 운영사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율을 놓고도 양 측은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보험업계는 수수료율 2~3%를, 빅테크는 이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시기의 문제일 뿐 도입은 확실한 상황”이라며 “보험사들도 빅테크 플랫폼에 들어가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위기감이 있기 때문에 실손보험 서비스를 포함하는 선 정도로 양 측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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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영업인노조연대 등 보험대리점과 보험영업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가진 '온라인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저지 및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8.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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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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