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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자가 8%래” 한파에도 오픈런…특판족 전국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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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신협 등 특판 상품에 고객 몰려

타지역까지 방문…신규 고객 유치 효과도

헤럴드경제

지난 10월 27일 연 10%짜리 특판 적금을 판매하는 서울 관악신협 앞에 몰린 시민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금융 당국의 수신금리 경쟁 자제 요청에 따라 이번에는 파격적인 예·적금 금리를 내놓는 은행이 드물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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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서울금남새마을금고에는 한파를 이기고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이날부터 판매되는 최고 연 7.0% 금리의 6개월 만기 특판 정기예금을 가입하기 위한 줄이었다. 온라인 가입이 되지 않고, 점포 방문만 가능하자 ‘오픈런’이 이어진 것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고객들을 마냥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아침에 오는 분들께 번호표를 나눠드린다”며 “특판 상품의 하루 한도를 정해놓고 며칠 동안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끝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매서운 한파에도 특판이 이뤄지는 지점마다 오픈런이 계속되고 있다. 연 7~8% 높은 이자가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전일 가락새마을금고도 연 8.0% 금리를 제공하는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을 내놨고, 김포한강신협은 최고 연 7.0% 금리를 제공하는 15개월 만기 정기적금 판매에 나섰다.

은행 5% 저축은행 6% 사라지니, 협동조합으로 몰린 돈

특판족들이 한파에도 원정을 불사하는 이유는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과도한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하면서 은행은 5%대 정기예금이 사라지고, 저축은행도 6%중반까지 치솟았던 예금금리가 5%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신협, 농협, 새마을금고, 수협 등 상호금융권은 각각 다른 법을 기반으로 설립·운영되고 있어 주무 부처도 다르다. 신협은 금융위원회가 주무부처지만,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정부 소관이다. 금융의 기능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금융당국이 각 부처와 협력하거나 위임받는 형태로 감독을 하지만, 법 체계가 각각 다르다 보니 같은 규모의 상호금융 조합이라도 적용받는 규제가 다르다.

게다가 협동조합 특성 상 상품의 금리와 한도 등을 개별 조합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일부 상품을 제외하곤, 은행이나 저축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높은 금리 찾아, 전국 상호금융 돌아다녀

상호금융이 이처럼 높은 이자를 준다는 소식에 이를 찾아다니며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점을 방문하는 ‘특판족’도 세를 불리고 있다. 상호금융은 일반적으로 해당지역 주민을 조합원으로 맞이하는 것을 기반으로 해, 각 중앙회에서 특판 상품 판매고지를 하지 않는다. 해당 지점 조합원에게 문자로 알리곤 하는데 고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내용이 입소문을 타거나 온라인 맘카페 및 재테크 카페를 통해 확산돼 지역 경계가 무너졌다.

신협 관계자는 “특판 상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조합원이 아니어도 가입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판매는 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며 “기존 조합원뿐 아니라 타지역에서 오는 고객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소문으로 고객이 늘다보니, 고객 만족 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치 효과도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특판 상품은 기존 고객에게 조금 높은 금리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판매하는데, 최근 금리 경쟁 상황에서 기존 고객이 아닌 사람들도 찾아가면서 이슈가 됐다”며 “기존 고객에게 혜택을 드리고 신규 고객도 확보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호금융권의 금리도 시중금리와 수요 등을 반영해 결정하기 때문에 예금 금리 인상 자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은행들의 수신 금리 경쟁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10월엔 연 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호금융 특판 상품까지 나왔으나 현재는 10% 밑으로 다소 떨어진 상태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상호금융도 결국 시중금리 상황에 맞춰서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은행이 금리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인 만큼 예금 금리가 장기적으로는 더 올라가지 않고 수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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