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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030 ‘젊은 고혈압’ 4년 새 29.2% 급증…비만·스트레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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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혼자 사는 젊은이는 칼로리와 지방이 많은 음식을 주로 먹게 되면서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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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가 최근 4년 새 30% 정도 증가해 MZ세대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39세에서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19만5,767명에서 2021년 25만2,938명으로 4년 새 29.2%나 증가했다.

특히 20대 고혈압 환자는 2021년에 2017년보다 4년 새 44.4% 증가했다. 20대 여성 고혈압은 61.8% 증가했으며 20대 남성 고혈압은 40.5% 상승해 20대 고혈압 증가 추이가 급격히 높아졌다.

김혜미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20~30대 젊은이 가운데 고혈압 진단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 ‘비만’과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요즘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먹방과 배달 음식, 외식 위주의 소비 트렌드 등으로 인해 짜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반면에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량은 적어져 비만율이 증가하는 있다”며 “또한 코로나19 유행과 취업난 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져 ‘젊은 고혈압’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미국 댈러스 심장 연구(Dallas Heart Study)에 따르면 고혈압에 있어 비만은 연관성이 매우 높은데, 비만은 교감신경 활성이나 혈압을 올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늘려 혈압이 높아진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병원에서 20~30대 비만으로 진단된 환자는 6,340명에서 2021년 1만493명으로 65.5%나 증가했다. 20~30대 젊은 층에서 고혈압이 늘고 있는 것은 비만 증가와 밀접한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도 혈압을 높이고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30대 고혈압 환자들은 학업, 취업과 바쁜 경제활동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와 피로도는 높으면서도 일상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비율도 적어 문제가 된다.

이같이 젊은 층에서 고혈압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치료율은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혜미 교수가 2021년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대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17%로 낮고, 치료율도 14%밖에 되지 않으며, 지속 치료율도 전체 연령층 중 20~30대가 가장 낮은 연령층인 것으로 보고됐다.

김혜미 교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고혈압 인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나, 혈압 측정 기회가 적을수록 고혈압 인지율이 크게 떨어졌으며, 젊은 층일수록 만성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과 건강에 대한 관리가 부족해 나타난 결과로 예측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병원에 찾아온 젊은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의사에게 진단을 받거나 치료받는 비율이 낮아 고혈압을 오래 방치해 심장ㆍ콩팥 같은 장기가 손상된 상태로 뒤늦게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며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노출되면 심뇌혈관 질환 합병증이 증가하므로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최고) 120㎜Hg 미만, 확장기(최저) 80㎜Hg 미만이며, 고혈압 전 단계는 수축기 혈압 120~139㎜Hg, 확장기 혈압 80~89㎜Hg으로 젊은 나이라도 평소 자신의 혈압에 관심을 가지고 수시로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의 트렌드에 맞는 모바일, 웨어러블 스마트 워치, 블루투스 혈압 측정기 등을 활용한 혈압 측정이 가능한 첨단 스마트 기기가 있기에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혈압 관리에 도움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혈압 원인이 되는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ㆍ생선ㆍ견과류 위주 올바른 식습관과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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