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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언덕 위 편의점서 드론 배송하니...아랫동네 펜션까지 얼음컵 녹지 않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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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가평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현장
②수원 배달의민족 자율로봇 배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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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의 세븐일레븐 점포 옥상에서 정덕우 파블로항공 사업이사가 드론으로 배송할 세븐일레븐 상품들을 드론에 넣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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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경기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으로 향하는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은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2호점 3층 건물 옥상. 과자, 물, 얼음컵을 담은 드론의 프로펠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드론의 목적지는 1㎞가량 떨어진 펜션. 3층 관제시설의 오퍼레이터가 자동으로 설정된 항로로 드론을 보내자 지상 100m 높이로 떠오른 드론은 산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정덕우 파블로항공 사업이사는 "직선 거리로 바로 가면 건물이 많고 도로가 있어 소음과 안전 문제가 생긴다"며 "이를 피해 산 방향으로 돌아서 목적지로 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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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인 펜션에 상품을 배송한 드론이 다시 세븐일레븐 점포 옥상으로 되돌아와 착륙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배달료 1만원 넘는 동네, 드론 라이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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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의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점포. 1층 세븐일레븐에서 주문된 상품을 3층 옥상으로 올려 보내 드론으로 목적지까지 보낸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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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권 이관하겠습니다."


옥상에 서 있던 안전관리자가 무전으로 말했다. 산 방향으로 날아가던 드론이 방향을 틀어 목적지를 향해 가던 상황이었다. 정 이사는 "강한 바람에 드론이 휘청이거나 위험해 보이면 조종권을 가진 관리자가 수동으로 조작한다"며 "목적지에 가까워지면 그곳 안전관리자가 조종권을 다시 넘겨받아 안전하게 내리게 한다"고 말했다. 배송에 필요한 시간은 딱 2분. 편의점에서 언덕 아래 펜션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다. 드론으로 날아간 덕에 얼음컵 얼음도 하나도 녹지 않은 채 냉장고에서 막 꺼낸 그대로의 모습으로 도착했다. 7월 중순부터 건물 옥상에 드론이 뜨고 내리는 시설과 관제 시설을 갖춘,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뤄지는 드론 배송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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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의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을 운영하는 관제센터 오퍼레이터 화면. 같은 건물에 있는 관제센터에서는 오퍼레이터가 세븐일레븐의 상품 주문이 파블로항공 앱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왼쪽 하단), 건물 옥상에 마련된 드론 이착륙장의 실시간 모습을 영상으로 확인한다. (왼쪽 상단) 드론의 배송 항로는 자동으로 설정돼 있으며(가운데) 바람, 강수량 등 실시간 배송 환경도 확인(오른쪽)할 수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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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회. 넉 달 동안 파블로항공 드론이 배달한 횟수다. 드론에는 물건을 5㎏까지 실을 수 있어 세븐일레븐은 즉석 치킨, 삼겹살, 음료 등 흔히 여행지에서 많이 찾는 상품들을 세트로 만들어 알렸다. 하지만 김진호 파블로항공 운영팀장은 "아직까지는 생수, 음료수, 과자 등을 많이 주문한다"며 "한 번에 가장 많이 실어 나르는 물건도 2리터(ℓ)짜리 생수 2개와 음료수 2개 등 총 5㎏가량이었다"고 말했다.

이곳 펜션을 운영하는 장천순씨는 초등학생 딸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컵라면, 과자를 드론으로 주문시킨다. 그는 "동네에 편의점이 한 곳뿐인데 왔다 갔다 하는 사이 녹아버리니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족들이 사러 가야 했다"며 "제가 일하고 있으면 아내가 딸 혼자 두고 다녀오기 어려웠는데 드론 배송이 큰 도움 됐다"고 말했다. 현재는 펜션 한 곳에서만 드론 배송을 받을 수 있지만 이달 중 또 다른 펜션이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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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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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장에서 보니 아직 아쉬운 점들도 있다. ①이착륙 시 소음은 86DB(데시벨)가량으로 지하철 소음만큼 컸다. ②드론 모터나 프로펠러가 방수 처리돼 있지 않아 비가 오면 움직이기 어렵고, ③야간 비행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 점도 까다롭다. 항공안전기술원에서는 드론의 이착륙 장소나 중간 항로에 안전관리자를 두도록 정하고 있어 이를 관리할 인력도 더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드론 배송을 지켜본 동네 주민들은 앞으로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펜션이 많은 동네에 철물점이 없어 전구나 못 등이 필요하면 시내까지 나가야 했는데, 이걸 드론으로 배송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장씨는 "갑자기 전구가 필요하면 차로 30분 거리인 청평역 근처 철물점까지 가야 한다"며 "편의점 드론배송센터에서 이런 품목을 취급하면 일을 계속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블로항공도 드론 배송 대상을 생활편의서비스 전반으로 넓히기 위해 내년 초 청평역 앞에 드론배송센터를 열고 주민들이 많이 찾는 물품을 다룰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로는 20분 정도 걸리지만 드론으로는 10분 안에 도착한다. 세븐일레븐 드론배송센터는 정거장 역할을 한다.

현재 드론 배송은 무료다. 드론으로 '라이더' 역할을 하게 될 파블로항공은 내년 중 유상 배송을 계획하는데, 청평에서 세븐일레븐 배송센터까지 배송료 4,000원을 고려 중이다. 김 팀장은 "이 동네에는 라이더가 부족해 일반 라이더 배송료만 1만 원~1만5,000원"이라며 "하지만 드론은 배터리 소모품값만 있으면 되니까 배터리 효율을 높이면 장거리 배송일수록 인간 라이더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로봇...혼자 다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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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광교 호수공원에서 배달시킨 커피를 자율주행 로봇 딜리가 배달해 온 모습.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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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톡! 배민로봇 딜리가 도착했어요. 문 번호 확인 후, 아래에 있는 '로봇 문 열기'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주세요.'


지난달 1일 오후 점심 시간의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 호수공원. 호수 앞 4번 테이블 앞으로 6개의 바퀴가 달린 청소기 모양의 로봇이 다가왔다. 약 50개의 테이블마다 있는 QR코드에 담긴 정보로 음식을 시키면, 로봇이 테이블 앞까지 가져다 주는 것이다. 카카오톡 알림대로 버튼을 눌러 몸통의 문을 여니 20분 전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들어 있다. 커피를 꺼내고 문을 닫자, 로봇은 되돌아갔다. 광교 앨리웨이의 10여 개 식당과 카페에서 광교 호수공원까지 최대 600m를 이동하는 배달의민족 자율주행 로봇 딜리의 배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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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로봇 딜리가 배송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배달의민족 앱. 딜리의 실시간 배송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도착하면 앱을 통해 딜리의 문을 열 수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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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오토바이가 앞에 지나가자 급히 멈추고 있다. 박소영 기자


딜리를 따라가 봤다. 전방에 강아지와 함께 지나가는 사람이 나타나자 딜리는 속도를 줄여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딜리 몸통 전후좌우에 달린 카메라로 주변의 사물을 알아가면서 장애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판단해 멈추는 것이다.

호수공원에서 앨리웨이로 넘어가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람의 손'이 개입했다. 횡단보도를 다 건널 때 즈음 도로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끼어들어 인도로 넘어가자 딜리는 급히 멈춰 섰다. 관제센터에서 오퍼레이터가 대응한 것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자동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운전자' 역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딜리가 배달하는 동안 그림자처럼 붙어만 있던 관리자도 횡단보도에서는 차량이 오는 방향에 서서 딜리가 횡단보도를 넘어가는지 확인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안전은 최우선 가치"라며 "실내 배달 때에도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많으면 다음 것을 타게 설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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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광교 앨리웨이에 자율주행 로봇 딜리가 주차돼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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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교 앨리웨이에서 실내·실외 배달을 하는 자율주행 로봇은 모두 6대로 관제센터의 오퍼레이터와 관리자 등 10여 명이 함께 일한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8월부터 광교 앨리웨이에서 국내 최초로 단지 내 식당과 주거지(광교 아이파크)를 오가는 실외 배달 로봇 상용화를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에 따른 것으로 2024년 말까지 실증 사업이 어이진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딜리가 공동 현관문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아파트 배송 세대 앞까지 배달하게 했고, 8월부터는 광교 호수공원 마당극장과 진입 광장 인근까지 범위를 넓혔다. 연말까지 배달 시간을 해가 진 뒤인 오후 8시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7월 딜리는 누적 주문 1만 건을 넘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광교 아이파크 주민 오은진(36)씨는 배달 로봇 딜리를 10회 이상 써 봤다. 그는 "일하면서 마실 커피를 주로 배달시키는데 일반 배달앱으로는 주문이 잘 잡히지 않아 배달료가 무료인 딜리를 자주 쓴다"며 "식사도 주문을 해보니 포장 상태도 좋고 20분 내로 와서 좋았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관리자의 존재는 규제 때문이며 기술적으로는 혼자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 오씨는 "딜리가 사람이 많아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걸리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로봇 혼자 다닐 때 발생할 돌발상황 대처가 아직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평 수원=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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