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임시국무회의 열 분위기는 아냐"…국민 여론, 정부에 우호적 판단한 듯
尹대통령, 전날 밤 페북에 "화물 운수종사자분들 힘 모아달라" 유화 제스처 해석
시멘트 업체 앞 줄지어 주차된 화물연대 차량 |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집단 운송거부 중인 화물연대를 향해 '강공 모드'를 이어가던 대통령실이 현장 복귀 상황을 주시하며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 개최도 애초 이르면 이날에서 주말로 한 템포 미루는 기류다. 판세가 정부 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내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오늘이나 내일 당장 임시 국무회의를 열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회의를 열려면 어느 정도 위기 지수가 올라가야 하는데, 정유 탱크로리가 조금씩 관리 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관하고 긴장을 풀 시기는 아니다"라며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노동자들에 대해선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무회의 일정도 별도로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든 국무위원이 해외 출장 없이 국내에 대기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임시 국무회의를 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다른 관계자는 밝혔다.
대통령실은 민주노총 상층 지도부의 경우 보다 강경해진 분위기이지만, 일선 노동자나 비조합원들 사이에선 일부 복귀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철도노조가 잇따라 노사 협상을 타결하면서 그 여파로 '화물연대 파업대오'에도 내부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도 보고 있다.
전날 기준 정부 집계에 따르면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 복귀자가 일부 나오면서 시멘트 운송량은 평시의 44% 수준까지 회복됐고,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늘어 평상시의 57% 수준까지 올랐다.
업무개시명령 초읽기에 들어갔던 유조차도 정부가 군 탱크로리를 긴급 투입하는 등 비상 수급 체제를 가동하며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는 3일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여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거쳐서 6일에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별 사업장의 경우 대부분 노사 협상이 타결되고 있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겨냥해 벌이는 6일 총파업이 그렇게 큰 정치적 동력을 발휘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류 차질에 따른 국민 불편이 가중하면서 총파업에 대한 여론 지형도 정부 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대통령실의 판단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무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밤 11시 30분께 페이스북 글에서 강경 메시지로 일관하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일종의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화물 운수종사자 여러분도 업무 중단을 끝내고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과거에도 경제) 위기를 맞았지만, 전열을 정비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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